BYD는 어떻게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전기차를 생산하는 걸까?
■ 전기차 가격경쟁력의 끝판왕 BYD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기차에 관세를 100% 부과하더라도 가장 저렴한 차는 BYD(비야디)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비야디의 가장 저렴한 차인 '시걸'은 중국 내에서 10,000 달러 이하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관세를 100% 이상 부가 하더라도 BYD는 25,000 달러 이하로 판매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전기차 점유율 기업은 당연 테슬라입니다. 미국 내 EV의 48%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BYD와 같은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업체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재 그 점유율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 입장에서 가장 저렴한 차는 현재 30,000달러 이하라는 기준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BYD나 지커(Zeekr) 등 본격적인 중국의 경쟁력 있는 전기차들이 상륙하게 된다면 일론 머스크가 두려워했던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9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의 향방이 현재 트럼프에게 유리하다는 점은 테슬라에게 있어서는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현재 공화당의 정책 기조는 100% 관세가 아닌 200% 이상의 고율의 관세 부과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다른 글로벌 전기차들에게 최악인 점은 이웃에 위치한 멕시코나 캐나다에서도 생산된 전기차에 대한 관세 역시 200% 이상 부과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 중국 전기차회사들은 어떻게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얻게 되었나?
그렇다면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어떻게 그런 저렴한 차량을 생산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저렴한 노동력과 중국 정부의 보조금의 다른 효과라고 보기엔 설명이 부족합니다.
BYD의 EV 'Seal'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 언론에서 공개한 이 분석 자료에 따르면 그 원인을 크게 3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굉장히 단순한 설계를 진행한다는 데 있습니다.
BYD는 테슬라와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가히 이들은 BYD의 스승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BYD는 철저하게 도요타와 테슬라를 롤모델로 기술을 습득했습니다. 중국의 제조업들이 가장 잘하는 바로 그 카피기술을 통해서 말입니다. 현재 분석된 차량 역시 도요타의 차량 전면과 테슬라 모델 3의 후면의 특징을 조합한 것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외형에 대한 카피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BYD는 특히나 테슬라의 공정 혁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들 역시도 메가캐스팅과 부품의 단순화에 집중하면서 실제 조립공정을 크게 단축하였고, 그로 인한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특히 테슬라가 가지고 있는 부품에 통합화와 관련하여 '8 in 1' 전동액슬의 개발은 BYD가 저렴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핵심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 8 in 1 전동액슬
일반적인 전기차는 3개의 주력부품인 모터와 인버터, 기어박스를 일체화한 '3 in 1'이라는 형식을 취하는데 반해 BYD는 위 3개의 부품에 DC-DC 컨버터, 충전기, BMS, PDU, 컨트롤러를 더해 '8 in 1' 모듈을 양산차에 적용하여 차량공간의 효율 및 비용절감, 경량화를 이루 낼 수 있었음.
● 둘째는 전기차에 필요한 핵심 원재료의 내재화에 있습니다.
BYD는 1996년부터 '노키아'와 '모터롤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던 회사입니다. 배터리사업으로 축적한 2차 전지 제조 기술을 토대로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가장 원가 중 30 ~ 40% 수준으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배터리인데 그 배터리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의 여유가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가적인 측면에서 핵심 원재료를 내재화할 수 있다는 것은 완제품의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핵심 키라고 하겠습니다.
● 세 번째는 뛰어난 서플라이 체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중국은 가장 뛰어난 Supply Chain(공급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의 천국이라 말할 정도로 다양한 소규모 업체들이 있고, 생산과 단가면에서 최고의 회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메인 핵심 부품을 제외한 파트의 공급 역시 가장 용이하고 또한 가장 저렴한 형태로 확보가 가능합니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해당 공급망을 이용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일단 경쟁에서 한 두발 늦게 뛰는 것과 같이 불리한 입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 2025년 EV 가격전쟁 이제 시작
BYD의 승용부분과 지커(Zeeker) 자동차까지 국내에 상륙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BYD는 이미 국내에 상용차와 버스판매를 시작하고 있었고, 승용 부분 판매를 위해서 서울 강서구에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지커는 이보다 늦은 2026년 본격적인 국내영업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들은 미국과 유럽의 관세장벽이 높이짐에 따라 국내 자동차시장을 발판 삼아 세계시장으로의 진출 교두보를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동안 현대기아 차만 바라보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져 좋은 면도 있겠지만 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현대 기아의 EV 품질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지만, 가격 구성면에서는 아직도 따라가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항 속의 메기가 물고기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듯이 중국 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이 긍정적인 효과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