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12. 17:52ㆍ테크
잔고장 많기로 소문난 랜드로버와 재규어, 왜 리콜은 많지 않을까?
자동차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랜드로버(Land Rover)와 재규어(Jaguar)가 럭셔리 브랜드라는 사실을 잘 알 겁니다. 하지만 동시에 "잔고장이 많다"는 평판도 따라다니죠. 실제로 J.D. Power의 신뢰성 조사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오너들 사이에서도 전자 시스템 고장, 엔진 문제, 유지비 부담에 대한 불만이 자주 나옵니다. 오죽하면 랜드로버와 재규어는 차를 2대를 구매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걸까요. 한대를 사용하고, 한대는 늘 서비스센터에 들어가 있어야 하니까 말입니다. 이정도로 악명높은 브랜드임에도 리콜이 높지 않다는 것은 뭐가 이상합니다. 이렇게 문제 많기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2024년 리콜 통계를 보면 재규어랜드로버(JLR)의 리콜 건수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대체 왜 그런 걸까요? 오늘은 이 궁금증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1. 리콜과 잔고장은 다르다
먼저, "리콜"과 "잔고장"은 다르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리콜은 제조사가 차량의 안전이나 성능에 중대한 결함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수리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 테슬라 모델 Y는 경고등 글꼴 크기 문제로 약 219만 대가 리콜됐죠. 반면, 랜드로버와 재규어의 문제는 주로 **"안전 결함"보다는 "품질 저하"나 "내구성 문제"**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 장치 오작동이나 부품 마모는 불편하긴 해도 즉각적인 사고로 이어질 만큼 심각하지 않다면 리콜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개별 수리나 보증 서비스로 처리되죠. 즉, 리콜이 적다고 해서 문제가 적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2. OTA 업데이트로 조용히 해결
최근 자동차는 점점 스마트해지고 있습니다. JLR도 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극 활용하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2024년 테슬라는 후드 래치 감지 오류(약 185만 대)를 OTA로 해결했지만,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기준에 따라 리콜로 분류됐습니다. 반면, JLR은 비슷한 문제를 공식 리콜 전에 OTA로 조용히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리콜 통계에 잡히지 않으니 리콜 건수가 적어 보일 수밖에 없죠. 오너 입장에서도 OTA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면 굳이 리콜로 인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3. 럭셔리 브랜드의 고객 대응 방식

JLR은 럭셔리 브랜드답게 고객 불만을 공식 리콜로 처리하기보다는 보증 서비스나 무상 수리로 해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2021년 JLR은 보증 비용을 3분의 1로 줄였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서비스 센터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죠. 이는 리콜 대신 개별 케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너 입장에서는 "서비스 센터에서 무상으로 고쳐줬으니 괜찮다"고 넘어갈 수 있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리콜을 최소화하면서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지킬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4. 2024년 판매 대수 대비 리콜율 비교
리콜 건수를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면 판매 대수 대비 리콜율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래는 2024년 주요 브랜드의 리콜율을 정리한 표입니다.
순위 브랜드 리콜 대수 판매 대수 (추정) 리콜율 (%)
1 | BMW | 1,800,000대 | 400,000대 | 450% |
2 | 테슬라 (Tesla) | 5,135,991대 | 1,800,000대 | 285% |
3 | 혼다 (Honda) | 3,800,000대 | 1,400,000대 | 271% |
4 | 포드 (Ford) | 4,800,000대 | 2,000,000대 | 240% |
5 | 폭스바겐그룹 | 1,100,000대 | 700,000대 | 157% |
참고 | JLR (추정) | 50,000대 내외 | 400,000대 | 약 12.5% |
JLR의 리콜율은 정확한 데이터가 부족해 추정치로 넣었지만, 대략 12.5% 수준으로 상위 브랜드 대비 현저히 낮습니다. 물론, JLR의 판매량 자체가 적은 점도 영향을 미쳤죠.
5. 판매량이 적다는 점도 한몫

숫자를 보면 또 다른 이유가 드러납니다.
JLR의 글로벌 판매량은 2023년 약 40만 대 수준으로, 포드(약 200만 대)나 토요타(약 220만 대)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이 적습니다. 차량 대수가 적으면 절대적인 리콜 건수도 적을 수밖에 없죠.
예를 들어, 포드 익스플로러는 2011~2019년형 약 189만 대가 한 번에 리콜됐지만,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같은 모델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리콜이 거의 없습니다. 결함이 있어도 영향을 받는 차량 수가 적어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것입니다.
6. 오너들의 인식 차이

흥미롭게도, JLR 차량 오너들은 잔고장을 어느 정도 감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디자인, 오프로드 성능, 럭셔리 이미지로 사랑받지, 신뢰성으로 유명한 브랜드는 아니니까요. 예를 들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2017년부터 신뢰성 조사에서 꼴찌를 기록하고 있지만, 구매자들은 **"이 정도는 각오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JLR의 문제는 초기 출고 결함보다는 장기적인 내구성 저하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급박한 안전 결함으로 리콜되기보다는 유지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콜 적다고 결함 없는 건 아니다
랜드로버와 재규어의 리콜 건수가 적은 이유는
- 리콜로 분류되지 않는 품질 문제의 비율이 높고
- OTA 업데이트나 보증 서비스로 미리 해결하며
- 판매량이 적어 통계적으로 눈에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리콜이 적다고 해서 차량의 품질이 뛰어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잔고장 빈도와 유지비 부담이 브랜드 평판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JLR은 CEO 티에리 볼로레의 "Reimagine" 계획을 통해 품질 개선을 약속했지만, 2024년 현재 완전한 신뢰성 회복은 아직 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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