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트럼프의 미래가 보인다

2025. 4. 12. 20:22이슈

정확한 문제 인식, 그러나 잘못된 해결책의 공통된 한계



국가 지도자의 정책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대통령의 정책은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변화를 가져온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는 그런 면에서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두 대통령은 각자의 국가가 안고 있는 중요한 문제를 정확히 인식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의료 인프라의 붕괴와 의사 수 부족이라는 심각한 현실을,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의 쇠퇴와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핵심 문제로 파악했다. 문제 인식은 타당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책이었다. 불완전한 데이터, 부족한 소통, 무리한 추진 방식은 결국 정책을 실패로 이끌었다. 오늘 이 글에서는 윤 대통령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과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비교하며, 왜 이들 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길’을 걸었는지 살펴본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




1. 문제 인식은 정확했다


윤석열 대통령: 의료 불균형과 의사 부족

지방과 응급의료 현장에서 의사 부족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의료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의사들은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돼 있다. 지역 중소병원과 필수의료 분야는 기피대상으로 전락했다. 윤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공공의료 붕괴'로 인식한 것은 현실을 반영한 판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조업의 쇠퇴와 중국의 부상

트럼프 역시 미국 산업의 공장들이 문을 닫고,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문제를 정확히 짚었다. 특히 중국이 미국 기술을 모방하고 불공정 무역을 이어가는 동안 미국이 너무 오랫동안 방관했다는 인식은 많은 유권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그의 구호는 쇠퇴해가는 중산층의 절박한 목소리와 맞닿아 있었다.



2. 하지만, 해결책이 잘못됐다


윤 대통령: 2000명 증원의 정당성 부족

윤석열 정부는 의대 정원을 2000명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숫자에 대한 과학적 근거나 타당한 설명은 부족했다. 지역의사 확대, 필수의료 활성화라는 명분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어느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의사가 배치될지에 대한 전략은 없었다.
게다가 의료계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되면서 ‘정책의 타당성’보다 ‘정치적 선명성’만 부각됐다. 이는 의사들의 강경한 반발을 불러왔고, 교수 사직, 전공의 이탈, 진료 차질이라는 의료 현실의 위기로 이어졌다.

트럼프: 우방까지 끌어들인 관세로 산업을 되살릴 수 없었다

트럼프는 중국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 산업을 보호하려 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이 얽힌 현실 속에서 관세는 결국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됐다. 철강과 자동차 부품 가격이 올라가고, 농민들은 중국의 보복 관세로 피해를 봤다. 트럼프는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그의 임기 동안 적자는 오히려 더 늘것이 예상된다. 미국의 경제적 신뢰에 금이가며 치명타를 입었다.
무엇보다도, 관세만으로 무너진 산업 생태계를 되살릴 수 없었다. 기술 투자, 교육, 장기 전략이 빠진 단기적 접근은 한계를 드러냈다.


3. 공통된 문제: 정책 설계의 부실과 소통의 단절


숫자만 강조한 윤 정부의 접근

윤 정부는 “의사 수가 OECD 평균보다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OECD 통계는 한국의 실정과 다르며, 단순한 평균 비교는 왜곡된 결과를 낳는다. 교육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정원을 늘리면, 결국 질 낮은 의사가 배출되고 필수의료로 가지 않는다는 우려는 무시됐다. 남은건 2000명이란 숫자지만 누구하나 그 숫자의 진위는 설명하지도, 이해하지도 못 한다.

정부는 강행했고, 의료계는 전면 반발했다. 대화는 실종됐고, 국민들은 불안 속에서 응급실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트럼프의 일방적 조치와 불신

트럼프 또한 경제학자와 산업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정책을 밀어붙였다. 미 상공회의소, 농민 단체, 제조업체들은 경고했지만, 그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독단적 리더십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동맹국과의 갈등, 세계 무역기구(WTO) 무력화, 국제 신뢰도 저하라는 부작용만 남았다. 세계의 리더에서 동네 양아치로 전락하고 있는중이며, 오히려 중국에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4. 공통된 실패의 결과


윤 정부: 정책은 멈췄고 의료 혼란만 남았다

2024년 여름,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계와의 전면전으로 번졌다. 정부는 결국 ‘2025학년도부터 시행’이라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화는 여전히 막혀 있다. 국민들은 의료 공백에 고통 받고, 정작 정책은 뚜렷한 성과 없이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 동의만으로 정책을 밀어붙일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

트럼프: 무역전쟁의 승자는 없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상처를 남겼다. 결국 미국 경제는 성장률 둔화, 기업 이익 감소, 물가 상승을 겪었고, 농민 보조금 지급이라는 비효율적인 지출이 이어졌다. ‘보호’라는 이름 아래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했고, 미국 소비자는 그 대가를 직접 감당했다.그렇게 믿었던 트럼프 덕에 이제 모든 피해는 중산층의 몫이 되었다.

트럼프의 MAGA는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을 위대하게 하고 있다.




문제 인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는 모두 현실의 본질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짚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정치는 ‘진단’보다 ‘처방’이 중요하다. 문제를 바로 보았더라도, 그에 대한 해결책이 논리적이고 타당하며,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정책은 실패한다.

강한 의지는 존중받을 수 있지만, 국민과 전문가의 신뢰 없는 정책은 결국 리더를 고립시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윤 대통령이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지점은, 트럼프의 실패에서 교훈을 찾는 것이다. 정확한 문제의식은 출발점일 뿐, 제대로 된 길로 가는 방법은 ‘공감’과 ‘논리’, 그리고 ‘실행력’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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