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라는 이름의 고문
황야의 목장에 낯선 이들이 목책을 뛰어넘는다. 그러고는 이내 목장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들 간의 교전이 벌어진다. 어릴 적 본 서부영화의 줄거리는 대부분 이런 식이였다. 그런 싸움 속에 죽은 부모의 원수를 갚는다는 뻔한 스토리. 그렇지만 그런 스토리가 스크린 속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누군가를 위한답시고 괜한 질문과 과도한 관심으로 상대방을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너무 쉽게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건드린다. 상대방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마치 그것이 관심이고, 배려라는 듯이 가식의 포장지로 잘 싸진 선물을 말이다. 가식이라니? 이건 진심이라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맞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원하지 않는 과도한 관심은 결국 상대방의 영역에 무턱대고 침입한 악당이나 다를바 없다. ..
2021.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