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더이상은 기대하기 힘든 이유

2025. 3. 12. 17:03생각하는 뉴스

쓸데없는 디테일에 집착하는 삼성, 안 되는 회사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에 다소 황당한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발음을 명확히 하라”는 내용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파운드리 사업부는 임원과 실무진에게 ‘Foundry사업부 명칭 사용 가이드 안내’라는 사내 공지 메일을 배포했다. 이 메일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의 발음기호는 [faundri]로, ‘p’와 ‘f’ 발음을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며, “고객들이 사업부 명칭이 통일되지 않아 혼란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심지어 한글 명칭 ‘파운드리’ 대신 영문 ‘foundry’만 사용하라는 지침까지 덧붙였다.


지금 시급한 문제라는 게, 고작?


이 소식을 접하고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현재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업계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회사가 집중한 해결책이 고작 발음과 명칭 통일이라니? TSMC와 같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기술 혁신과 생산 효율성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고객이 ‘파운드리’와 ‘foundry’의 발음을 혼동할까 봐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이게 지금 시급한 문제일까?

과연 이게 지금 시급한 문제일까?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현황을 보면 이런 의문이 더욱 커진다. 2025년 3월 11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한때 9만 원대를 넘보던 주가는 최근 6만 원대에서 횡보하며 투자자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과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는 단순히 시장 상황 탓만은 아니다. 안 되는 회사에는 무언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삼성전자가 핵심 문제를 외면하고 발음 교정 같은 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모습은, 주가 부진의 근본적인 배경을 설명해 주는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

무너지는 집 창문 틈 메꾸는 격


물론 브랜드 인지도와 명칭의 일관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사업부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디테일에 집중하는 모습은 오히려 삼성전자의 우선순위가 뒤틀려 있다는 인상을 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TSMC에 비해 수율과 고객 신뢰도 면에서 뒤처져 있다고 한다. 이런 핵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발음 교정에 신경 쓰는 건, 집이 무너지고 있는데 창문 틈새를 메우는 격이다.

더 웃긴 건 이 지침이 사내 보고와 대외 문서에까지 적용된다는 점이다. 직원들이 ‘파운드리’라는 익숙한 한글 표현 대신 ‘foundry’만 써야 한다니, 내부 소통마저 불편해질 가능성이 크다. 고객 혼란을 줄이겠다는 명분이 오히려 내부 혼란을 키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르겠다.

오만전자에서 벗어나는 건 포기해야 할까?

삼성전자는 한때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지만, 최근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부진은 뼈아프다. 이런 와중에 나온 ‘발음 지침’은 회사가 진짜 문제에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술 개발과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하기보다 사소한 명칭 정리에 몰두하는 모습은, 경쟁에서 밀려나는 삼성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가마저 이를 반영하듯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도 답답함을 느낄 만하다.

이제라도 삼성전자는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할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발음이야말로 고객이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이 원하는 건 정확한 발음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반도체와 안정적인 공급이다. 삼성전자가 이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주가와 사업 성적이 모두 이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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