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렛대 잘 못 쓰면 폐가망신, 레버리지의 두 얼굴

2025. 9. 19. 10:30삶의 지혜

 

레버리지의 두 얼굴: 기회인가, 재앙인가

레버리지란 무엇인가

레버리지는 우리가 가진 자본(‘자기 돈’)에 타인의 자본 혹은 빌린 자금(부채)을 더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전략이다. 자기 자본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하지만 동시에 손실이 발생하면 그 크기도 커지므로, 매우 조심해야 하는 양날의 검이다.

워런 버핏은 레버리지에 대해 “똑똑하면 레버리지가 필요 없다. 어리석다면 레버리지를 쓸 자격이 없다”는 말로 경고했다. 또 그는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면, 곤경에 처할 일도 없다. 레버리지는 똑똑한 사람을 파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말하며, 빚을 통한 투자의 위험을 강조한다. 


왜 버핏은 레버리지를 멀리하라고 말하는가

레버리지 투자는 러시안 룰렛, 자주 이기지만 때때로 죽는다.

  1. 심리적 압박과 판단의 오류
    빚이란 시간이 흐를수록 이자나 상환 요구로 인해 투자자가 흔들리기 쉬운 요소다. 손실이 나자마자 원금+이자 부담이 따라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되고, 평소라면 하지 않을 ‘위험 부담이 큰 결정’을 하게 된다. 버핏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런 심리적 유혹과 압박을 사전에 제거하자는 것이다. 
  2. 시장 변동성의 폭발 가능성
    레버리지를 활용하면 원금이 증폭되지만, 그만큼 시장이 조금만 흔들려도 손실이 증폭된다. 적당한 수익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도, 글로벌 정치 ‧ 경제 리스크나 정책 변화, 금리 변화 등이 불시에 발생하면 손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3. 비용의 불확실성
    대출 이자, 수수료, 예기치 못한 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수익이 예상보다 낮거나,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들 비용이 투자 수익을 모두 잠식하거나 오히려 부채만 남는 경우도 많다.
  4. 지속 가능성 문제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채 비율이 약 0.25 수준이라는 사실은, 버핏이 원칙적으로 레버리지를 최소화함으로써 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증거다. 
    높은 레버리지는 단기간엔 수익을 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 혹은 개인의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레버리지 잘만 쓰면 유용하다?

하지만 버핏처럼 매우 보수적인 투자자 코드는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투자 경험이 있고, 리스크 관리 역량이 충분하다면 레버리지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유리한 도구가 될 수 있다.

  • 적은 자기 자본으로도 높은 수익을 목표로 할 때
    예컨대 부동산의 담보 대출, 주식 ‧ ETF 마진 트레이딩, 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 활용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초기 투자비용 대비 높은 레버리지를 걸면 작은 자본으로도 시장 참여가 가능하다.
  •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변동성이 예상 가능한 경우
    과거 패턴, 업계 트렌드, 금리 흐름 등을 잘 분석해 변곡점을 예상할 수 있다면, 레버리지를 활용해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
  •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이 존재할 때
    자산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레버리지로 인한 손실이 전체 생활 혹은 투자 생활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이라면, 좀 더 공격적인 전략이 가능하다.

한국과 글로벌 트렌드: 레버리지가 더 위험해진 이유

최근 몇 년간의 글로벌 경제 및 한국 경제 환경을 보면, 레버리지가 위험한 맥락이 더 많아졌다.

  • 금리 상승 국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 긴축 정책은 대출 비용을 높이고, 레버리지 구조를 가진 투자자에게는 추가 비용과 부담이 된다.
  • 자산 가격 조정 가능성 증가
    부동산, 기술주 등 특정 자산군이 버블 논란에 직면하면서 가격 조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투자자는 이 조정기에 특히 취약하다.
  • 거시경제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유동성 흐름 변화, 무역 긴장 및 공급망 중단 등은 예측하기 어려워,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는 손실 가능성이 높다.

전략적 접근: 레버리지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법

만약 레버리지를 배제할 수 없는 투자자라면, 아래의 전략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략 핵심 내용

손절매와 청산 시점 사전 설정 언제 손실을 cut 할지, 얼마나 감내 가능할지 미리 정해두면 감정적 결정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분산 투자 레버리지를 걸더라도 전체 자산의 일부만 활용하여, 특정 자산이나 투자 실패의 타격이 전체에 미치지 않게 한다.
레버리지 비율의 제한 예: 2배, 3배 레버리지까지 허용하고 그 이상은 피함. 비율이 높을수록 변동성에 노출되는 위험이 급증.
현금 흐름 확보 이자, 상환 등을 감당할 여유 자금 확보. 수익이 늦거나 손실이 예상보다 클 경우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꾸준한 시장 모니터링 및 매매일지 작성 어떤 판단으로 투자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기록해 두면 향후 유사 상황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마크업 전략 또는 리스크 헤지 옵션, 풋 옵션 등을 통해 하방 위험(손실 폭)을 제한하는 전략 활용. 예: 인버스 ETF, 옵션 풋 구매 등.

사례로 보는 레버리지의 명암

  • 버핏 본인 혹은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기업은 과거 고수익 기회를 활용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수익과 안정성 확보를 우선했다. 부채 구조를 건전하게 유지함으로써 위기에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쌓았다.
  • 반대로, 개인 투자자 혹은 레버리지를 많이 쓴 헤지펀드 중에는 시장이 조금만 흔들려도 청산 압박에 시달리거나 도산 위기에 빠진 사례가 적지 않다.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 쇼크 때 많은 레버리지 기반 투자 상품이 엄청난 손실을 본 것도 그 예다.

레버리지는 도구일 뿐, 목적이 아니다

레버리지는 ‘투자자본을 확대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구’이지만, 그것만으로 좋은 전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버핏이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것처럼, 투자의 본질은 ‘지속 가능한 수익을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지속 가능성은 부채 부담, 리스크 관리, 심리적 안정성 등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

투자 초보자라면, 레버리지는 처음부터 피하거나 아주 작은 비율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험과 지식이 쌓인 후, 시장 환경을 읽을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씩 활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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