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10. 13:23ㆍ테크
테슬라 생산성의 비밀
22년 한 해 동안 전기차 시장은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왔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한 SCM의 어려움 속에서도 멈춤 없는 성장을 지속하였습니다. 테슬라를 필두로 중국의 여러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냈고, 소니와 샤오미등 일부 전자제품 메이커들도 전기차 생산대열 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리비안이 IPO를 하자마자 기존의 내연기관 완성차 업체 자산순위를 몇 단계나 뛰어넘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줄을 이었고, 23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생산으로 더 많은 모델과 가격의 하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EV 생산성은 기대에 미치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기사에 따르면 GM의 허머 EV의 출고속도가 예상보다 현저히 떨이 진다고 합니다. GMC의 허머 EV의 하루 생산량은 약 12대에 불과합니다. 제2의 테슬라라고 칭하던 리비안 역시 양산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리비안은 1분기 9,395대를 생산했고 인도된 수량은 8,000대도 안됩니다. 지난해 역시 1만를 간신히 넘긴 수치에 불과했습니다. 비루한 전기차의 양산현황은 비단 이 두개 회사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기존완성차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순수전기차(BEV)회사들도 제대로 된 양산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최고의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22년 4분기만 44만 대를 생산했고 전 분기 통틀어 인도 된 전기차는 131만대나 됩니다. 23년에는 전년대비 37% 향상된 180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리비안 실적의 45배나 되는 수치입니다. 왜 테슬라가 전기차시장의 선두인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테슬라는 어떻게 경쟁력 있는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걸까요? GM 조차 하루 12대 생산에 불과한 생산량을 경이로운 수치로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테슬라가 경이로운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테슬라의 수직계열화 된 생산체인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테슬라는 경쟁사와 다르게 배터리의 주요 원료부터 배터리 생산과 모터, 모조칩등 주요 전자장치 등 전기차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핵심부품을 자체적으로 설계 및 생산하고 있습니다. 수직계열화된 파트들의 수율을 모두 챙기면서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통제가 가능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둘째로 전기차 생산만을 위한 전용 자동라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를 포함한 기존의 완성차 경쟁사들과 달리 태생부터 달랐던 덕에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에 특화된 전용라인을 구축했고 이는 더 빠른 생산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반면 경쟁사들은 기존라인을 변형하거나 신규 라인구축을 하여 생산해야 했기 때문에 늦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셋째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생산공정의 혁신입니다. 테슬라는 전기차공정의 간소화를 위해 오랫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왔습니다. 그들이 가장 고민한 부분은 생산라인의 슬림화였습니다. 테슬라 전기차의 부품수는 내연기관차량의 1/3 수준인 1만여 개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생산공정이 단순해졌고, 내연차량 생산 시 여러 개의 섀시들을 접합하는 방식을 빵틀에 붕어빵을 찍어내듯 기가프레스 장비를 개발하여, 공정의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테슬라 생산성의 핵심, 기가프레스
기가프레스는 400톤의 중량에 20미터가 넘는 길이의 거대한 성형기입니다. 이 거대한 장비를 만드는 곳은 이탈리아의 제조사인 Idra입니다. Idra는 테슬라가 여러 파트를 단일파트로 생산라인을 슬림화 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기존의 100여 개의 부품을 단 3개의 부품 조립만으로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기가프레스는 다이캐스팅 장비의 하나입니다. 다이캐스팅장비는 용융시킨 금속을 금형 안으로 밀어 넣어 형태를 만들어 줍니다. 여느 다이캐스팅 장비와 동일한 콘셉트이지만 Idra의 기가프레스가 다른 점은 바로 그 규모에 있습니다. 차량 파트를 한 번에 생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크기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면서도 생산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입니다. 기가프레스를 통해 생산할 경우 개당 최대 2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테슬라가 Idra를 선택한 것은 바로 여기에 이유가 있습니다. Idra의 기가프레스는 100초 이내에 녹은 알루미늄 합금을 섀시로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택했던 회사도 없지만 전체 업계에서 이 정도 속도를 달성한 회사 역시 전무합니다. 이를 통해서 테슬라는 기가프레스 한대로 모델 Y의 섀시를 매년 35만 개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기가프레스라는 효율성을 이용할 수 있고, 또한 이를 통한 투자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성형장비에 대한 투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정을 슬림화하면서 그에 따른 조립로봇 300대 이상 투자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얼마나 많은 투자절감효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공장의 크기도 30% 감소할 수 있어서 기가프레스는 테슬라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하겠습니다.
최근 신규 전기차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경쟁사 역시 테슬라의 기가프레스 방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장점을 포기할 이유는 없으니 말입니다. 전기차 업계를 견인하는 테슬라의 새로운 생산방식 그 중심에 Idra의 기가프레스가 있습니다.
'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슬라 48V 아키텍처가 가져올 새로운 변화 (0) | 2023.04.12 |
---|---|
리튬이온전지의 4배 성능의 전고체전지, 리튬공기전지 (0) | 2023.04.11 |
IRA가 K-Battery에게 실질적인 위기인 이유 (0) | 2023.04.06 |
땅파서 장사하는 회사 QCY (0) | 2023.03.29 |
1회 충전으로 1000Km를 가는 차량이 불필요한 이유 (1) | 2022.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