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스포츠 '스펙스'를 아시나요?

2024. 3. 3. 12:04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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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선의 나이키다.

 
스니커즈는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할 때는 물론이고 가까운 마트에 나가거나,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여행을 준비할 때면 어김없이 준비하게 됩니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예식장이나 파티등에도 매칭하면 패션감각이 있는 사람으로 대우받을 수 도 있습니다. 나이보다 젊게 입고 싶다면 우리는 어김없이 스니커즈를 찾게 됩니다. 그만큼 필요한 아이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너무나 많은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나이키, 뉴발란스, 아디다스, 아식스와 푸마, 리복 등 메이저뿐만 아니라 써코니, 호카, 디아도라 등 트렌디한 이슈브랜드들 까지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물론 오트리와 같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가 다시 생명을 부여받은 브랜드 들도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스펙스 역시 어쩌면 오트리 같은 브랜드 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명맥을 이어오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주목받기 시작한 적은 없었으니 말입니다. 
 
 

스펙스의 시작

 
과거 우리나라 신발계를 논하자면 국제상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왕자표 고무신'으로 일약 반도의 신발계를 평정한 국제상사는 사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신발회사였습니다. 아디다스 등 유명브랜드의 OEM 사업으로 다져진 신발제조능력은 더 이상 국제상사가 하청 업체로만 존재하게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당시 국제상사에게 날개를 달아줄 브랜드만 있다면 한국, 아니 세계 신발시장을 제패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눈에 들어온 브랜드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스펙스'입니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텐데 저 역시도 프로스펙스가 최초의 헤리티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서사의 시작은 놀랍게도 미국의 '스펙스'라는 브랜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스펙스는 미국의 매사추세츠에서 '엘빈 스펙터'라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따 1976년 만들어진 브랜드입니다. 당시 아디다스나 포니와 같이 국제상사에 OEM을 위탁하던 브랜드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생산력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었던 국제상사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이 스펙스입니다. 스펙스는 규모는 작았지만 인지도가 있었던 덕에 국제상사로선 최적의 선택지로 떠오릅니다. 

 
국제상사는 스펙스를 인수한 뒤 1986년 부산의 롯데쇼핑센터에 프로스펙스 1호점을 열게 됩니다. 당시 미국 내에서는 그대로 스펙스라는 이름을 유지했습니다. 이 시점을 시작으로 우리가 아는 프로스펙스의 이야기가 태어나게 됩니다. 
 

오리지널 스포츠는 뭐지?

 
각각의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체성을 우리는 헤리티지라고 합니다. 오래된 제품이지만 그 브랜드가 가진 고유의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 다시금 복각하여 그 명맥을 이어가는 모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헤리티지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 가지 공통된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오래되었기 때문만이 아닌 소비자들이 모두 그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그런 브랜드가 있었나?

 
 
네, 오리지널 스포츠는 그런 헤리티지 불모지인 한국에도 국제상사라는 전통적인 신발브랜드가 있었고, 그 서사에서 시작된 스펙스가 있었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분명 프로스펙스가 아닌 스펙스라는 브랜드 신발을 통해서 우리만의 헤리티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아식스에게 오니즈카가 있다면 프로스펙스의 헤리티지가 바로 오리지널 스포츠인 것입니다. 
 

오리지널 스포츠를 대표하는 모델 '마라톤'

 
프로스펙스에게 있어서 마라톤이란 신발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당시 미국의 마라토너였던 '데이브 맥길리브레이'는 소아암 지원을 위해서 미국 대륙을 횡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것은 프로스펙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고 생각한 회사는 그의 횡단을 위해 신발과 의류를 지원하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이때 마라톤으로 미국을 횡단하는 프로젝트는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이후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나온 히피들과 미국 전역을 뛰는 장면의 모티브가 됩니다. 

데이브 맥길리브레이

 
이 프로젝트 덕분에 미국 내에서 프로스펙스의 인지도에 날개를 달게 됩니다. 당시 신고 뛰었던 모델이 바로 '마라톤'인데, 맥길리브레이의 조언을 토대로 개선한 모델은 최고의 신발 잡지였던 '러너스 월드'에서 다른 유명 브랜드들도 어렵다는 별 5개를 받게 됩니다. 오리지널 스포츠라는 헤리티지의 첫 번째 신발로 선정하기에 최적의 모델이었습니다. 
 

스펙스 '마라톤' 운동화


 

오리지널 스포츠의 로고에 담긴 일화 

 
당시 스펙스의 대표이던 스펙터가 사업차 한국에 방문했을 때 공항에 있던 대한항공의 마크가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역동적인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 스펙터는 '학'을 형상화한 해당 이미지를 로고로 선택하게 됩니다. 

 

 
오리지널 스포츠는 당시의 스펙스 로고인 학 문양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프로스펙스의' F'로고보다 더 신선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 같아서 매우 마음에 듭니다. 
 
 

오리지널 스포츠 매장 

헤리티지를 담을 제품을 아무 곳에서나 만날 수 있다면 그 가치나 기대도 역시 하락할 것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곳에서만 해당 브랜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부산 센텀시티 내에 1호점을 시작으로, 2호점이 서울 한남동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추억이 있는 브랜드인 프로스펙스가 그동안 많은 국내 스포츠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만한 인기를 얻지 못해서 소비자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오리지널 스포츠는 기존의 식상해 왔던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음 소비자들의 관심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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