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4. 19:18ㆍ이슈
캐시 워크 이따구로 할 거면 집어치워.
나는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을 내 일부러 걷기도 하지만 업무 특성상 하루만 보 이상을 꾸준히 걸어야 한다. 그런 나의 입장에서 걸음 자체를 수익과 연결시켜주는 어플은 매력적이다.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걷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도 되고 공짜 돈이 생긴다는 기분도 들어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걷기 어플인 캐시 워크는 하루 10,000보 기준 100 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중간 퀴즈를 풀면 30~ 40 포인트를 한 번에 쌓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해당 목표를 달성할 경우 선착순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꼭 아이템에 목을 매는 것은 아니지만 기왕 걷기로 인해 쌓인 포인트로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한다. 이 어플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면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는 듯 싶다. 우리들에게 이런 어플들은 걷기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동기부여가 되고, 소소한 생활에 도움도 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곤 한다.
하지만 캐시 워크 운영진이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이 어플을 사용하는 이유와는 사뭇 다른 듯하다. 구독자 수를 늘리고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이벤트를 실시하지만 이벤트에 공정성과 상식적인 운영에는 그리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어제까지 진행된 펭수 샤워기 이벤트는 매우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다. 펭수 샤워기에 대한 구독자들의 평은 대체적으로 호의적이었는데 디자인이 귀여워서인지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열심히 포인트를 쌓아 펭수 샤워기를 타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었다. 물론 나와 아내도 선착순 200명에게 주어지는 이 아이템에 도전하려고 어제 자정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썼다.
그런데 구독자들의 그런 소박한 소박한 기대를 무참히 밟아 버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42,000 걸음을 달성하면 선착순 200명에게 펭수 샤워기를 주는 이벤트를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어젯밤 자정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부부 역시 그중 그중 하나였다. 하지만 채 3분이 되기 전에 육십여 명이 샤워기를 수령하고, 20분도 채 되지 않아서 200명이 모두 달성되어 이벤트가 마감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도대체 3분 만에 6,000 보를 걷는 사람은 축 지법이라도 쓰는 것일까?
아마도 어플이나 버그를 이용한 편법을 이용해 포인트를 강제로 끌어올린 사람들이 먼저 제품을 타간 듯 싶다. 그렇다 보니 우리 부부도 처음에 의지를 모두 잃어버리고 도중에 포기해버렸다.
이렇다 보니 의도치 않게 많은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되기 시작했다. 너무나 순진하게도 오롯이 걸음으로 42,000 포인트를 쌓으려고 적게는 30분에서 1시간 이상 동안 달밤에 걸음을 걸었던 사람들은 허탈해했다. 게시판은 온통 편법을 쓴 사람들과 사람들과 캐시 워크의 운영 방식에 대한 아쉬움과 불만으로도 도배가 되었다. 나 역시도 이벤트가 마감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이 어플을 사용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최근에 화두가 무엇인가? 공정과 상식 아니던가?
이렇게 작은 이벤트 하나조차도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는데 어떻게 이보다 더 큰 기획과 이벤트들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처음에는 편법을 사용해서 먼저 제품을 수령해 간 사람들에 대한 원망이 앞섰지만, 생각해보면 어플을 운영하는 주체 측에서 단순히 광고 효과만 노리고 운영에 대한 세심한 관리는 등한시한 것 같아서 더 화가 난다.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이나 노력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 이 조그만 샤워기 하나조차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얻어갈 수 없는 사회가 돼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단순히 광고 효과만 볼게 아니라 오히려 공정하지 않은 운영으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알았으면 한다. 이미 이벤트 초기 좋았던 제품의 이미지와 반대로 마감 후에는 펭수 샤워기를 사지 않게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아졌다. 운영진과 광고주들은 이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게시판에 도배된 사용자들의 원망 섞인 글들을 주체 측에서는 깊게 생각해 보고 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어플은 조만간 운명의 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좀 더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방식으로 경쟁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캐시 워크에 구멍 난 로직에는 대대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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