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탓할 수 있나?

2021. 12. 10. 08:08생각하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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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어제 했던 이야기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오늘 뒤집을 수 있는 사람 또는 기억 용량이 하루를 넘기지 못해 매일 초기화되는 그런 자질을 지닌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동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조동연 교수가 물망에 올랐다 취소한 일이 있었다. 사실 그런 뉴스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나는 세부적인 내용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기사를 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힘에서 얘기하는 상황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었다. 공인으로서 과거 행실이 바르지 못했다는 점은 문제 삼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더군다나 이후에 강제적인 힘에 의해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어쩔 수 없었다는 내용으로 정정 하기는 했지만 이미 흠집이 난 그녀의 명성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 홍준표의원의 인터뷰를 보고 혼란스러워졌다.

국민의 힘 윤석렬후보 아내인 김건희 씨 검증을 놓고는 '영부인이 출마를 하는 것도 아니라면서'라고 하며 두둔하는 내용의 기사를 보았다. 그렇다 선거에 당사자인 두 후보의 능력과 자질만으로 평가한다면 분명 성공적인 선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혼란스러운 건 후보 자체의 능력으로 선거를 하겠다는 것인지 그 주위의 사람들의 치부를 드러내며 깨끗한 사람만을 골라내겠다는 건지 헷갈린다는 점이다. 배우자의 과오는 들쳐내지 말라는 의도라면 민주당의 조동연 교수의 과거를 문제 삼는 것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또 그런 논리라면 과거에 정경심 교수에게는 왜 그토록 까다로운 검증을 하려고 했던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정치인들은 자신이 말한 내용을 하루도 안 돼서 기억을 못 하는 그런 인간들로 치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다. 아무리 자신들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해서 서슴없이 말을 하는 사람들이라고는 하지만 논리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그런 주장들을 무작정 내뱉는 그 사람들의 속성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이분들은 뇌를 거치지 않고 얘기를 하는 걸까? 아니면 얼굴 피부두께가 10Km는 되는 것일까?

차라리 우리가 종가집 신사임당 같은 며느리를 뽑는 게 아니라면 순수하게 정책과 능력 그리고 후보가 가진 인프라를 통해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추진하려고 하는 아이디어 그리고 그동안 그 사람이 보여줬던 능력 들을 통해 앞으로 우리를 조금이라도 더 잘 이끌어 줄 사람이면 족하다. 내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보는 기준은 바로 이것 하나이다. 그 사람의 아내가 어떤 짓을 저질렀든, 그 정책 보좌관에 과거 행적이 어떻든 간에 그런 부분은 중요치 않다.


우리 쿨하게 다시 생각해 보자.
자꾸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자기 유리한 대로만 해석하지 말고 일관성 있게 생각해 보자. 상대방의 행실과 됨됨이를 보겠다면 자기당 인원의 행실도 둘러보라.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탓할 수는 없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나와 있는 그 두 후보의 면면만을 살펴보자. 정책은 어떠한지, 가지고 있는 사상은 어떤지, 그리고 그를 도와줄 지원군들은 어떠한지 말이다. 그리고 판단을 하자. 그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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