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출장에 배운 영어회화의 팁(tip)

2022. 2. 5. 15:32자기계발

반응형
설레던 출장길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해외출장의 기회가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업종이나 회사의 수준 또는 맡은 업무에 따른 개인차가 있습니다. 저는 처음 개발 업무를 진행하던 엔지니어였습니다. 개발자는 의외로 해외에 나갈 기회에 많습니다. 해외 사이트에 라인 set up이나 설비의 검수, 협력사 라인의 진단 등과 같은 일들로 말이죠.

해외출장을 나가보면 사실 업무 일정에 치여서 국내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바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첫 출장 때에는 왠지 모를 기대감에 마냥 기뻤던 적도 있었지만 현실을 깨닫는 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처음 미국 출장을 갔을 때 일입니다. 그때는 멕시코시티에서 2일을 머물고 티후아나를 통해서 육로로 샌디에이고까지 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사실 지상에서 입국심사를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조금 긴장이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심사관분이 아프리카계인 데다 인상이... 암튼 조심스레 제 차례에 맞춰 들어섰습니다. 질문은 일상적인 것들이어서 대답을 하고 끝내려는 찰나.

" ㄹ와 ㄸ ㅓ ㅁ"

" Sorry?"

" ㄹ롸 ㄸ ㅓ ㅁ"

"??"

분명 날 바라보면서 강한 어조로 말을 하는데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 이를 어쩐다. .. 땀이 흘렀습니다. 그러자 심사관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오른손 엄지를 들어 보이며

" Right thumb!"

오른손 엄지를 스캐닝 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창피함에 얼른 자리를 피했습니다. 정말이지 어느 정도 영어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출장 오신 차장님께서도 농담 삼아한 마디 하시더군요.

너 이거 몰라?

협력사분들을 만나고 Line 현황 및 간단한 것들만 우선 파악하고 호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당일은 현지 대표님께서 집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해 주셨습니다. 이런저런 사업 이야기가 오갔고, 한참이 흐른 뒤에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가게 되었습니다. 들어 보니 K 대표님은 국내 대기업의 영국 판매 법 인장을 지낸 후 영국 회사에 취업을 하셨다가 아이들의 학업을 위해서 미국에 정착을 하셨다고 합니다. 수영장이 딸린 2층 집과 푸른 잔디가 있는 샌디에이고에 있는 전형적인 부촌에 살고 계셨습니다. 학창 시절에 미국 드라마에서나 봤던 그런 곳이었습니다.

이런 집에서 사는 느낌

 

게다가 아이들 중 1명은 12살에 SAT 만점을 받고 미국 대학에 다니는 천재였습니다. 세상에 이런 분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개인적인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러다 마침 오늘 입국심사 시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면

아는 단어인데 왜 안 들릴까요?"

 

그러자 대표님이 말씀하셨습니다.

" 내 발음을 들어 봐서 알겠지만, 좋지 않아요. 완전 구리죠 솔직히 그런데 막힘이 없죠. 여기 다른 친구들이랑 술 먹고 얘기해도 대화에 지장이 없어요. 영어는 미국 것이 아니고 영국 것도 아니에요. 실제 사용하는 사람 것이지."

실제 영어 사용자를 100%로 놓고 봤을 때 원어민권의 사람은 30% 정도이고 70% 사용자는 모두 비영어권의 인원입니다. 즉 각국의 영어 사용자들에서 파생된 다양한 발음이 존재하고 또 사용되고 있습니다.

" 너무 미국 발음에 억눌릴 필요 없어요. 아마 선임님은 심리적인 부분이 장애가 된 거 같네요. 일단 얼어버리면 아는 것도 안 들리기 마련이지. 그래도 더 조언을 하자면 인토네이션(강세)에 중점을 두고 공부하세요. 훨씬 도움이 될 거야. 발음은 무너져도 강세가 확실하면 들리거든. 아기들 우물우물해도 무슨 얘기 하는지 알 수 있는 거랑 마찬가지예요."

실제로 그랬습니다. 대표님의 귀에 팍팍 박히는 딕션어린 영어에도 외국인들은 웃고 즐기며 어색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렵다는 내색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당시 미국 출장 이후로도 중국, 홍콩, 필리핀,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등 많은 곳을 돌아봤지만 미드에 나오는 버터 바른 발음을 구사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분명 원어민이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어서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실제 접하는 발음은 제2외국어로서 사용하는 비중이 크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우리는 영어를 배우면서 한 가지 큰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영어는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과 같은 언어의 한 종류일 뿐이고 그 언어로서의 목적은 의사소통이란 점을 말입니다. 결국 활용하는 사람 간에 어색함이 없다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발음이 아닌 유창함이나 반 등속도 등일 것입니다. 대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질문을 이해하는데 한세월이고 대답을 듣는데 또 한세월이라면 그 사람과의 대화가 정상적으로 될 리 없습니다. 이런 경우 오히려 짧고 확실한 문장으로 버퍼링 없이 오고 가는 편이 대화의 측면에서 옳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타고난 능력과 금수저 환경을 통한 조기교육으로 발음까지 좋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서로 간의 교집합 언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것뿐이라는 자신감을 가지세요.

 

영어나 외국인을 맞닥뜨리더라도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말고, 여유 있는 자세를 취하세요. 그러려면 익숙해져야 하는 트레이닝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만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서 나도 나의 언어를, 너도 너의 언어를 사용할 줄 알고 우리는 서로 간의 교집합 언어인 영어를 사용하는 것뿐이라는 자신감을 가지세요. 그렇다면 분명 본인이 가진 영어실력을 터무니없이 발휘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