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8. 09:00ㆍ테크
테슬라 공장이 혁신의 아이콘인 이유
테슬라의 22년 1Q 실적이 지난해 4Q의 실적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세계적인 공급망 이슈와 반도체 수급 차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 폭등과 같은 악재 속에서도 테슬라 혼자만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테슬라가 대단한 이유를 꼽자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그중에서도 테슬라의 생산성은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하겠습니다. 생산성이 좋다는 의미는 그만큼 많은 차량을 판매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져 있다는 소리이고 동시에 공장의 효율이 우수하다는 반증이기도 할 테니 말입니다.
테슬라의 판매실적
테슬라의 초기 글로벌 판매량은 2,650대로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94만 대에 육박하더니 22년에는 150만 대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며 오는 2030년에는 2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불과하지만 20년 2.9%의 두배라는 점은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이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2위인 중국 상하이기차(61만 대)와 3위 폭스바겐(43만 대) 대비 30만 대 이상 더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대차는 지난해 약 24만 대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테슬라는 어떻게 10년만에 이런 결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일까?
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가 약 15억대 수준인데 현재까지 테슬라의 판매대수는 총 150만 대 수준으로 0.1% 수준에 불과하죠. 테슬라는 자신들의 빠른 성장이 이미 알고 있지만 자동차 시장에서 더 많은 점유율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테슬라 생산라인인 '기가팩토리'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프리몬트와 텍사스,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등 공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 공장들의 생산효율이 장난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실적이 미국과 중국 단 2개 공장에서 뽑아낸 생산량이란 점만 봐도 알 수 있죠.
테슬라 생산성의 비밀
테슬라 공장이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공장과 다른 점은 무엇이길래 이러한 효율을 낼 수 있었을까요.
공정 변화의 유연성
지금까지 자동차 공장의 생산공정의 교과서는 바로 도요타 생산방식(TPS)이었습니다. 도요타의 공장은 사람과 기계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라인이지만 아직까지는 사람중심의 작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시를 용접하거나 도장을 하는 등의 공정에는 로봇이 투입되지만 좀 더 작고 세밀한 공정에는 작업자의 손을 빌어 진행되는 형태입니다.
반면 테슬라 공장은 로봇 위주의 생산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로봇 생산라인이라는 점은 전기차 생산과 같이 잦은 공정 변동에 대응하기 유용한 방식입니다. 전기차 생산에 특화된 공정이므로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TPS 방식처럼 작업자 위주의 공정은 변화에 따른 대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을 수밖에 없는데 그중 가장 큰 이유는 노조와 같은 조직과의 협의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현대차와 같은 환경에서는 기존 공장의 형태는 더더욱 기민한 대응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공정의 단순화
두 번째는 공정을 매우 단순화했다는 데 있습니다. 수천 개의 부품을 용접하여 Assembly 형태로 만드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장난감 자동차를 만들 듯 Casting 방식으로 용융된 알루미늄 합금을 붓고 틀에 넣어 찍어내는 방식을 채택하였습니다. 이로써 중간에 과정을 소거하여 여러 단계의 공정을 단순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메가 캐스팅' 공법을 위해 '기가 프레스'란 장비를 별도를 설계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의 변화가 매우 효과적임을 알아본 폭스바겐과 볼보도 같은 방식으로 공장을 바꾸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품의 호환성
세 번째는 바로 자동차에 사용되는 부품의 개수를 줄이면서 동시에 테슬라의 모델 간 호환성이 높도록 설계한 부품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재고의 수준을 낮추면서도 불용재고의 발생을 최소한으로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적은 종수의 부품 생산을 통해 생산효율을 그만큼 더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모델 3의 인버터를 모델 Y와 공유하는 것이죠. 호환성을 통해 재고관리의 용이성 및 원가확보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확보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다.
이렇게 테슬라의 공장의 방식이 전기차 생산을 위한 생산방식의 표준화임을 증명해 내다보니 기존의 Mainstream 자동차 회사들도 점차 테슬라의 방식을 따라가는 추세입니다. 특히 폭스바겐과 볼보, 그중에서도 볼보는 테슬라의 그간 과정을 거의 복사해내는 수준으로 따라 하는 수준입니다. 국내의 현대차 역시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테슬라의 방식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축하고 있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이 그 대답이 될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공정의 장점과 보완점을 더해 인도네시아 현대차 공장에는 로봇 중심의 생산라인으로 건설되고 있는 것입니다.
공장의 효율성 향상은 글로벌 모든 회사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인력의 부족이나 노조와 같은 운영상의 걸림돌 등 자동화 공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그 선두에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위치하고 있을 뿐입니다.
현대. 기아차로 대변되는 국내의 자동차 생산라인에도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에 설립될 예정인 기아자동차 공장 역시 현대차 인니 공장처럼 준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점점 더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지 않는 라인들이 늘어나는 점은 한편으로 아쉬운 느낌이 들지만 시장 경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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