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구독' 해야 하는 세상

2022. 5. 13. 13:50생각하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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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기능도 이제 '구독'해 사용하는 시대

자동차 구독 옵션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 모르겠습니다. 보통 자동차를 신규 구매할 때 기본 사양 위에 추가적인 기능들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게 되는데 이것을 이른바 옵션이라고 부릅니다. 구매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기능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요. 기본 사양을 너무 부실하게 구성하고 옵션의 단계를 잘게 쪼개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양만 선택하더라도 기본형 차량 가격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구매자의 선택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차량의 옵션이 새로운 차원으로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자동차의 물리적인 기능들을 구매초기 선택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반면 새로운 구독 형태의 서비스는 서비스 비용을 지급하는 한정적인 기간 동안만 이용할 수 있다는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후륜 조향도 원격제어도 이제 모두 구독, 구독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EQS의 옵션인 후륜 조향 기능을 일부 유럽의 국가에서 구독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간 70만 원의 구독료를 지불하게 되면 후륜의 조향 각도를 10도까지 더 꺾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반차량이 4.5도까지만 후륜 조향각을 조정할 수 있는데 반해 10도까지 틀 수 있어서 주차나 유턴 시에 회전반경을 줄일 수 있어 편리합니다.
국내의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차량의 원격제어, 차량관리, 길안내, 음악 스트리밍 등을 제공하는 '블루링크 서비스'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벤츠 후륜조향 시스템
제네시스 후륜조향 시스템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임)

그리고 구독서비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의 BYD에서는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 스왑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요. 초기 전기차 구매 시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초기 구매가에서 제외하고 구독 서비스를 통해서 이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초기 전기차 구매의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BYD의 구독형태 판매 마케팅은 전기차의 대표회사인 테슬라 역시도 움직였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서비스인 FSD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상 지금의 자동차 구독 형태의 마케팅에 불을 붙여준 것입니다.

구독 서비스의 장.단점

구독이란 게 월간지나 온라인 서비스에서나 경험해 봤지 자동차라는 실물의 서비스를 구독한다라는 것은 참 신선한 접근으로 보입니다. 우선 구독 서비스는 초기에 구매해야 하는 물리적인 기능의 가격 부담을 낮추어 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초기 잘 못 선택한 옵션으로 혹은 원하지 않는 기능임에도 패키지 형태여서 어쩔 수없이 선택해야 했던 폐해를 피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기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는 것이지요.
반면 이미 차량에 있거나 쉽게 추가하여 기본기능에 포함시킬 것들을 유료로 전환하려는 꼼수가 아닌가 하는 불만도 있습니다. 또한 안전과 관련된 기능까지 구독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구독 서비스가 과연 업체들의 이익만 늘리주는 것인지 사용자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인지는 현명하게 생각하고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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