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2. 08:24ㆍ테크
전자제품기업 샤프(Sharp)의 전기차 시장 진출
일본 샤프 사는 곧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시다시피 샤프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제품기업이지만 사실 대만의 홍하이 정밀공업을 모기업을 둔 다국적 전자제품회사입니다. 과거 소니와 파나소닉등 일본의 영광을 대표하는 전자회사 중 하나였습니다만 한국의 삼성, LG에 밀려 결국은 역사의 나락으로 떨어진 비운의 회사이기도 합니다.
샤프는 'Sharp Tech 24' 혁신 쇼케이스를 통해서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발표했습니다.
한물간 전자회사의 전기차 진출 선언이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테슬라의 전기차가 양산을 시작할 무렵 많은 전문가들은 EV를 전자제품의 빗대여 설명하고는 했습니다. 그 영향이었을까 대만의 홍하이 정밀에서는 자신들이 전기차의 '구글'이 되겠다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애플과 양대산맥을 형성하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구글에서 공급하고 있듯이 자신들의 EV 플랫폼을 타 여러 회사들에게 공급하여 표준으로 쓰이게 하겠다는 포부였습니다.
그만큼 전기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을 떠나서 하나의 전자제품으로서 충분히 자신들의 역량으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샤프가 개발하는 전기차 특징
샤프는 역시나 홍하이 정밀공업이 보유한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할 예정입니다. 그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은 'LDK+'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콘셉트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했다고 회사는 밝혔습니다. 독특한 점은 LDK+에는 태양광 패널과 축전기가 탑재되어 비상시 차량 전체를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갑작스러운 정전상황에서 마치 ESS처럼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알던 전기차와는 다르게 주행성능에 치중하지 않고, 전기차를 떠나 하나의 생활공간으로서 역할을 담당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기존의 전기차들이 주행거리와 승차감, 운전의 재미 등에 집중했다면 샤프는 이동수단을 넘어서 공간의 편의성에 집중한 공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차량 뒷좌석에는 대형 LCD화면이 있으며, 뒷좌석을 회전시키면 차량을 극장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편안함과 아늑함을 제공할 수 있는 움직이는 방과 같다는 점이 기존의 차량과의 차이점이라 하겠습니다. 여느 자동차처럼 이동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닌 정지되어 있을 때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개념의 이동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폭스콘의 전기차 전략
샤프의 모회사인 홍하이 정밀공업은 대만의 다국적 전자회사로 우리에게는 '폭스콘(Foxconn)'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회사입니다. 1974년 설립된 회사로 애플, 소니, 닌텐도와 마이크로 소프트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위탁생산한 회사입니다. 특히 애플 아이폰의 양산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2020년부터 폭스콘이 자신만만하게 시작한 'EV 플랫폼(MIH)'은 그다지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폭스콘은 그간 자신들이 경험한 반도체와 센서, 제조기술경험을 이용하여 다양한 분야의 파트너사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EV 플랫폼을 모듈화 하고 전기차개발을 원하는 회사에 공급해 빠르고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전자제품으로서의 EV, 전망은 과연?
우리나라의 LG전자 역시 미국 '2022 CES'에서 한때 유사한 차량을 선보인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LG전자의 전략은 기존의 자동차회사들과의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종합적인 전자부품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고객들과 시장경쟁을 피하면서도 상생을 통해 회사의 수익을 확보한다는 폭스콘과는 다른 방향의 비즈니스를 택하고 있습니다. 전자제품기술력만으로 전기차를 개발한다면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결코 고객과 척을 두지 않는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물론 전기차의 구성을 이제는 전자제품회사가 넘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중국의 샤오미가 이미 증명한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전자기기로 EV를 바라본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 같습니다. 엄연하게 EV 역시 이동수단이라는 근본적인 역할에 집중하지 않고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차량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진정 전자기기로 취급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좀 이른 감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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