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No, 도요타는 틀렸다.

2024. 10. 2. 09:00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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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가 대세라고 말하는 도요타의 속내 

2022년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이 전기차 개발을 위해 개발 열기에 최고조일 때 일본의 도요타만큼은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미래는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가 대세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전기차가 우세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024년 현재 시점상황만 보면 도요타의 결정이 옳은 것 같아 보입니다.
전기차의 화재 불안정성과 더딘 충전인프라 때문에 소비자들은 아직 전동화가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멀리 있고, 현재 하이브리드는 바로 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사과하는 토요타 아키오 사장


하지만 이렇게 주장하는 도요타의 속내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자동차개발에 수천억 들어가고, 개발된 제품이 수익화되기까지는 양산수율 80%를 넘겨서 지속적인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야 합니다. 이미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개발감가를 다 떨어냈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요는 곧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동화에 대해서 얘기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죠. 
 
한편으로 전기차에 대한 다양한 특허와 연구실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2세대 전기차를 양산할 수준은 되지 않는다는 점도 도요타가 전동화를 부인하는 이유입니다. 'BZ4X'라는 전기차를 출시하기는 했지만 판매실적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분명 전기차는 현재 도요타의 약점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기차는 분명 도요타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도요타 EV 'bz4X')


또한 도요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는 리튬이온배터리 전기차를 건너뛰고 전고체배터리를 이용한 전기차로 바로 가겠다고 말이죠. 실제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고체는 현재 배터리전기차의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양산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미 2030년이 되어도 실제 전고체 배터리의 점유율은 10% 안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무엇보다 가격적인 대중화를 도모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런저런 상황을 종합하면, 결국 전기차의 전환이 늦었던 도요타는 하이브리드로 수익을 극대화하고 시간을 벌어 전기차의 품질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따라서 겉으로는 전동화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뒤에서는 열심히 노를 젓고 있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기술이 곧 자동차의 미래다.

하지만 도요타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향후 모빌리티의 중요성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혁신 수준에 대한 등급, 현대차도 분발이 필요하다. (출처. 가트너)


미래의 자동차는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비율이 100% 가까워지게 됩니다. 전기차를 구성하는 18,000여 개 부품의 제어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자동차의 기술 수준이 평가되는 때가 도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기차의 전력 소프트웨어 및 기타 소프트웨어의 혁신 수준을 보면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국업체들이 상위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현재 하드웨어 부분에 있어서 상위에 있는 메이저업체들의 수준이 걱정되는 이유입니다. 

 
도요타 역시도 사내 소프트웨어  사업부인 '우븐(Woben) 과도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지난 2년간 순손실이 9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도요타는 차량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기 위해 일본 그룹 내의 소프트웨어 개발부의 개편을 도모하고 있지만 요원한 상황입니다. 도요타가 만일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도요타뿐만 아닌 '스바루', '마즈다', '스즈키' 등의 도요타 계열사들도 어려움에 빠질게 분명합니다. 그럴 경우 도요타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뿐이고 그렇게 되면 소프트웨어에 종속되게 됩니다.
 
물론 현대자동차나 폭스바겐처럼 소프트웨어를 외부 소싱에 의지할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폭스바겐은 '카리야드'라는 자체 협력사에 6,000여 명의 개발자를 두고도 제대로 된 자동차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지 못해 결국 리비안의 시스템을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현대차 역시도 자체적인 '모셔널'이라는 조직 자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율 주행을 위한 시스템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이를 위해서 구글에 자회사인 '알파벳 웨이모(Waymo)' 와의 협력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웨이모시스템을 적용한 현대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존재합니다. 처음 설계 때부터 전기차 회사가 주관하여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경우 완전한 소프트웨어 제어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출시된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역시도 소프트웨어 제어율이 80%에 그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실제 전기차 회사가 완전히 차량 한 대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1만 8000여 개 이상의 부품 모두 제어가능한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입니다. 그렇지만 부품사가 다양하고,  부품마다의 특성이 모두 달라서 모두 제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전기차제조사의 주도하에 개발되지 않을 경우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온전히 전기차를 제어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소프트웨어 및 기술 개발을 사내 엔지니어들을 통해 의존해 왔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중을 그전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면 향후 경쟁에서 밀려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중요한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에서 밀려나면 더 이상 아무리 생산력의 뛰어난 선도 업체라고 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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