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2. 07:54ㆍ삶의 지혜
추석 연휴에 집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란 드라마를 보다가 자신의 간을 이식해주려는 고등학교 동창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혹시나 장기매매를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다양한 자료를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도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는 일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더욱이 친하다고 해도 친구로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은 아마도 금전적이나 그에 상응하는 문제가 끼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겠지요.
어릴 적 동화책에서 읽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돈으로 친구를 사귀는 아들의 모습을 본 아버지가 과연 아들에게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 시험하고자 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시신을 빌리거나 죽은 돼지를 사 자루에 넣은 다음,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구하라고 했지요. 아들이 친구들의 집으로 찾아가 자신이 사람을 죽였는데 시체를 묻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반면, 아버지가 자신의 친구를 찾아가 살인을 해서 시체를 지고 왔다고 하니, 그 친구는 바로 집으로 들어오게 한 후 수습할 방도를 찾자고 했습니다. 이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떤 친구가 좋은 친구인지를 가르칠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지요.
부끄럽지만 제게는 그런 친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그런 친구 한 명이 있는 게 SNS으로 이어진 무늬만 친국 수만 명 보다 더 부럽습니다.
명절이면 시골에 차례를 위해 해마다 오지만, 어릴적 친구들을 제대로 볼 수 없어 항상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기 일쑤입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이후로는 그나마 왕래하던 친구들과는 얼굴 보기도 힘들고, 유선상 목소리로 아쉬움을 달래고는 합니다.
내가 간을 떼어줄 친구는 없지만 간이식을 한 뒤 찾아와줄 친구만이라도 있었으면 합니다.
고난과 불행이 찾아올 때 비로소 친구가 친구임을 알게된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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