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스, 과한 기대가 낳은 대참사

2021. 11. 12. 17:58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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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스, 이 영화를 뭐라 설명해야 하나?? ( 스포 있음)  

음식을 만들다 보면 메뉴에 맞는 재료에 자신만의 비법을 섞어 내면 제대로 된 맛을 내게 됩니다. 

간혹 욕심이 과해서 들어가지 않아도 될 이런저런 재료를 들어 섞다 보면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목적지를 잃은 음식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대가가 와도 살려내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위에 맛집이라고 이름난 곳을 들러보면 대게 단품의 메뉴를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음식 속에 들어간 재료도 내가 쓰는 일반적인 것들 외에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죠.

아마도 유명한 주방장들은 자신만의 환상의 비율을 찾아내어 그 재료가 가진 깊은 맛을 뽑아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모처럼 연차를 내고 아내와 함께 근처 극장에서 조조영화를 보려고 일찍 나섰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극장문앞에도 가지 않은 게 벌써 2년여 지난 듯싶습니다. 

사실 영화를 좋아하지만, 개인적인 시간도 없어지고 게다가 환경마저 제한되다 보니 최근까지 극장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모처럼만에 극장에 왔지만 사실 무엇을 봐야 하게 다고 결심하고 정한 영화를 없었습니다. 

그러다 눈에 띈 영화가 바로 '이터널스' 였습니다. 

평소 범죄도시를 너무 재미있게 봤던 저는 주저없이 이터널스를 선택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에 그간 제법 많은 국내 연예인들이 진출을 했고 최근 기생충이나 미나리 등과 같이 국내 영화산업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뭐라 해도 이병헌의 진출 이후 마동석의 할리우드 영화 출현은 매우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맡겨진 캐릭터 역시 그와 너무 잘 어울리다 보니 많은 기대를 할 수밖에 없었죠. 

사실 마블의 어벤저스가 끝난 이후로 이런 히어로들을 묶어 놓은 종합 선물세트가 다시 시작되나 보다 기대했었고, 그 영웅들 사이에 한국인이 그것도 마동석이 자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설레었습니다. 

이터널스는 수천년전 지구에 도착해 보이지 않게 인류의 발전을 지원해 주고 보호해 주는 이터널스들이 지적 생명체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데비안츠'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셀레스티얼이 '아르솀'의 원래 목적을 알기 전까지는 적어도 이터널스 이 목적이 인류의 진화와 번영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서히 드러나는 사실에 원론적인 선택을 강요받으며 고민하게 된다는 줄거리의 영화입니다. 

실제 그들이 인류를 보호했던 대상인 데비안츠 역시 셀레스티얼이 특정 행성의 인류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었고, 이터널스 역시 지구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닌 번성(?) 할 수 있게 지켜주도록 설계된 신인류에 불과했습니다. 

셀레스티얼 '아르솀'

결국 셀레스티얼은 각 행성마다 또 다른 셀레스티얼의 씨앗을 심어 두었고 그 씨앗이 모두 자라기 전까지 각 행성에 사는 인류들을 번식시켜서 최후의 때가 되면 에너지원으로 삼아 왔던 것입니다. 인류들이 잘 번성할 수 있도록 초기 설계된 데비안츠들이 진화하여 오히려 인류를 잡아먹으며 번식을 방해하자 이를 막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 이터널스였던 것이죠. 결국 이터널스의 리더인 세르시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셀레스티얼 '티아 무트'의 탄생을 두고 볼 것인지 아니면 지구의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티아 무트의 탄생을 막을 것인지를 놓고 싸우게 됩니다. 

 

그런데 일단 영화에 대한 저의 평가는 

 

 

세계사 책을 읽는 게 더 재밌을 정도로 지루한 영화

 

SF도 액션도 러브라인도 성장드라마도
이도 저도 아닌 혼란스러운 156분 

 

 

맨 처음 얘기했던 대로 SF영화에 너무 많은 장르를 담고자 한 '클로이 자오'감독의 욕심이 부른 사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객들이 마블의 영화에서 바라는 점을 너무 철학적으로 해석하려고 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렇지만 대를 위해서 소의 희생이라는 철학적 메시지의 깊을 담기에는 이터널스는 너무 작은 그릇이었던 것 같습니다. 

차라리 기존의 어벤저스에서 바라던 코믹스의 영웅들의 날 것 그대로의 영화였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결국 마블리의 영어 대사에 조금 놀라다가 중간에 그마저도 마블리 죽고 난 이후는 이영화를 보는 이유가 뭔지 계속 고민하게 만들어 주는 영화였습니다. 모처럼 아내와의 영화 여행을 망친 감독에 대한 원망이 사무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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