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 플러스에서 개발한 그래핀 슈퍼 캐패시터, 게임 체인저 될까?

2021. 12. 31. 08:20생각하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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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을 살펴보면 육각형 모양의 탄소 구조를 층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한층을 떼어내 둥글게 말아놓은 물질이 바로 탄소 나노튜브(CNT)입니다.

탄소 나노튜브 
: 탄소원자구조의 한층을 원통형을 말아서 만든 물질 

 

탄소 나노튜브는 1991년도에 일본의 메이조대학 교수였던 스미오 이지마 박사가 처음 발견한 물질입니다. 당시에는 매우 작은 양을 만들었는데 이후 미국의 리처드 E 스몰리 교수가 탄소 나노튜브의 대량 합성에 성공한 공로로 1996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탄소 나노튜브는 투과성과 전도성이 높아 혁신적인 물질로 불리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았지만 한계가 있었습니다. 1990년대 중 후반 그 시대에는 LCD의 화면 크기가 굉장히 중요한 관심사였는데 만들 수 있는 크기는 고작 32인치가 최대였습니다. 그 이상 인치 사이즈는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한 개발진들은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하여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몇 년후에는 인치의 제약을 극복하고 더 큰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에 이릅니다. 그래서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한 디스플레이 개발은 뒤로 밀리게 되었고 다른 아이템으로 눈을 돌리게 되죠. 반도체 같은.

그러나 이후 탄소 나노튜브의 특성 때문에 반도체로서도 각광을 받지 못하는 신세가 됩니다. 왜냐하면 탄소 나노튜브의 1/3은 금속이기 때문에 반도체 성능을 구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부의 금속성분을 없애더라도 수율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반도체로서도 사용할 수 없었죠. 그 결과 연구진들의 관심을 자연스레 다음 아이템이던 디스플레이에서 저장장치로 전환되게 됩니다.

그래핀 : 그래핀은 탄소 원자 1개의 두께로 이루어진 얇은 막을 말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지만 그동안 탄소 나노튜브의 가능성을 살펴보며 기회를 엿보던 연구진들은 결국 그래핀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그래핀과 그래핀 사이에 분리막을 넣고 앞착 시켜 만드는 코인셀, 말하자면 동전형 전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코인 셀에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슈퍼 캐패시터'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슈퍼 캐패시터는 일반적인 수은전지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성능은 그 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당시 탄소 나노튜브와 그래핀에 몰두하던 연구진들은 이 둘을 합쳐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래핀 위에 탄소 나노튜브를 수직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그래핀을 올린 뒤 또 나노튜브 기둥을 세우는 방식으로 그래핀과 탄소 나노튜브를 층층이 쌓아 올려 3차원 구조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2015년 고성능 슈퍼 캐패시터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슈퍼 캐패시터 개념도

슈퍼 캐패시터는 이온들을 탄소 나노튜브 표면에 잘 달라붙게 만들어서 리튬이온 전지에 버금가는 에너지 저장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양극과 음극으로 이온의 이동도 역시 훌륭하여 리튬이온 전지보다 높은 출력의 저장장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 Lab 상에서 개발은 성공하였지만 대량생산화를 위한 제조기술의 개발이 더 필요했는데 국내 업체인 이엔 플러스에서 개발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엔 플러스의 슈퍼 캐패시터의 개발이 왜 중요하냐면 그래핀 슈퍼커패시터는 에너지 밀도가 1kg당 280Wh로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와 동일한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기존 배터리 대비 빠른 충방전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명이 길어 차세대 전기차용 2차 전지로 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전기차를 위한 전고체 배터리를 게임 체인저로 모든 이목이 집중되어 있지만, 오히려 이를 뒤집을 만한 진짜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엔 플러스는 커패시터 기반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 전문 기업 'UC 에너지'의 연구개발 및 제조 전문 자회사 'UC 테크놀로지'와 그래핀 기반 전기차용(EV) 슈퍼 캐패시터 개발에 성공해 72V의 전기자동차에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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