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7. 09:31ㆍ생각하는 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0억 달러를 돌파하여 분기 실적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매출 119억 5,800만 달러(약 13조 7590원) 영업이익은 13억 1,200만 달러(약 1조 5100억) 순이익 11억 4,200만 달러(약 1조 3140억 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순이익은 1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증권가의 추정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입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테슬라 매출 중 자동차 부문 매출이 102억 천만 달러 정도이며 자동차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28.4%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2분기 매출 30조 3260억 원에 영업이익률 1조 8860억 원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와는 대조되는 수치입니다. 자동차 부분의 영업이익률만을 비교했을 때 거의 6배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전기차 부문에 대한 시장 선점에 따라 이전보다 판매량이 증가된 부분과 대 당 생산 원가를 낮추고, 제조 공정 혁신과 부품 통합 등의 원가 절감 노력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전기차 설계를 단순화하고 대량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게 되었고, 또한 판매 차종이 모델 S, X 등으로 4종에 불과하여 부품 공급이나, 조립 공정의 단순화가 용이하고, 온라인으로 판매를 하기 때문에 딜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할 필요가 없으며, 고장 수리 부분도 원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테슬라가 주가뿐 아니라 실적 면에서도 전통 완성차 업체에 비견되는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미래 자동차 경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미래차 시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전기차 품질을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자동차 부분과 유사한 상황을 이미 스마트폰 부분에서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삼성과 애플의 제품 매출 차이는 애플이 249조 삼성이 230조 정도로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순이익은 애플이 64.3조, 삼성은 21.7 조로 3 배에 달합니다. 더 이상 판매량으로 각 기업의 가치를 설명하는 시대는 지나 버렸습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직전 애플의 주가는 4달러 안팎이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12,000원 선으로 아이폰 보다 3배 정도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2020년 기준 시가 총액은 애플은 2조 2천억 달러 삼성은 4000억 달러로 2007년 대비 애플은 30배 성장한 반면 삼성은 5배 정도입니다.
더 많은 매출액을 혹은 동등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지만 순이익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우리 기업들의 체질 자체에 비효율의 군살이 붙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적은 종류의 모델을 생산하고 더 적은 수의 제품을 판매하지만 실제적으로 더 많을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고객 충성도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애플과 테슬라 모두 엄청난 팬덤의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애플과 테슬라의 고객층은 선진국 혹은 부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팬층이 두껍다는데 있습니다. 그들은 기꺼이 비싼 가격에도 두 회사의 제품을 구매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삼성이나 현대는 넓은 영역을 대상으로 보급형에서 고급형까지 아우르다 보니 투입되는 노력과 비용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애플이나 테슬라와 같은 충성고객의 확보 층위 미미합니다.
고객들을 잡아둘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애플이 처음 전통적인 강자들을 상대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가 바로 생태계 구축이었습니다. 바로 이 생태계 구축됨으로 인해 고객들의 이탈을 막고, 충성고객으로의 전환도 용이하게 된 것이지요. 테슬라 역시도 애플과 유사한 전략을 따르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경험에 대한 반응에 집중하며 제품에서 요구하는 편의를 모두 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 요구되는 디바이스들만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최대의 효율을 끌어올리 수 있도록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지요.
반면 현대와 삼성은 새로운 기술을 승부처로 생각하고 있는듯합니다. 수소차량이나 폴더블 폰과 같이 고객들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부분을 기술적인 부분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한 것 같습니다. 물론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지만 경쟁자들과 비교할 때 구동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품의 수준이 부족해서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무언가 고객을 잡아 확실한 무기가 무엇인지가 모호한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중세 시대 성에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에 큰 수로를 파서 물을 채운 것을 해자라고 합니다. 경쟁기업 대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을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금 현대자동차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적 해자를 마련할 수 있는 전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업체들 간의 경쟁 속에서 더 이상 팔로워로서의 수익은 비교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무던한 노력과 기술적인 우위를 활용하지 못하고 승자독식의 무대에서 관객으로 남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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