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28. 15:08ㆍ생각하는 뉴스
달걀이 알려주는 인플레이션의 경고
얼마 전 파 값이 엄청나게 올라서 파테크라는 말이 유행이 된 적이 있습니다. 너무 비싸서 차라리 키워서 먹겠다고 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제 달걀값이 한동안 오르더니 이제는 아예 내려올 생각을 안 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달걀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해외 수입까지 진행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이 달걀값의 변동이 주식시장까지 출렁이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달걀은 주가를 알고 있다.
3월 기준 채소값 1년 전 대비 18.8% 상승 (통계청)
세계 곡물가격지수 1년 만에 약 27% 급등( UN 식량농업기구)
국제 곡물가격 위기단계에서 주의단계로 상향 조정
먹거리 물가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식비가 오르면 인건비 상승을 불러옵니다. 더군다나 농수산물의 경우 중간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사회 전반의 물가를 끌어올리게 됩니다. 다시 말해 돈의 가치가 떨어져 사회 전반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합니다.
거 물건값 좀 오를 수 있지 뭘.
실제로 인류는 지난 2000년간 인플레이션 속에서 살아왔고, 저물가 시대가 유지된 것은 고작 십수 년 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간 인플레이션을 너무 잊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고도성장을 이루면서 생산. 소득, 물가가 같이 상승하는 이른바 "착한 인플레이션" 지속되었습니다. 반대로 소득은 감소하는데 물가만 올라서 돈의 흐름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나쁜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기술 개발이나 공장을 짖는 생산적 투자보다 단기 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돈이 흘러들어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쁜 인플레이션은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징조가 되기도 합니다.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엄청난 돈이 시중에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아예 인플레이션이란 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잠잠하던 물가가 요동치면서 각국의 정부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가가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가가 연 3% 오른다고 가정할 때, 10년 뒤 몇 %의 이자를 줘야 돈을 맡길 수 있을까요?
최소 5%, 7~10%? 어떤 게 맞을까요?
당연히 물가가 오르면 돈을 빌릴 때도 이자를 높게 쳐 줘야 빌려주게 됩니다. 나라나 회사가 돈을 빌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빌리는 기간과 이자 등을 표시한 증권을 채권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물가가 오르면 채권 역시 오르게 됩니다. 특히 나쁜 인플레이션 시에는 채권의 상승 폭이 더욱 컸습니다. 이렇게 채권금리가 폭등할 경우 어김없이 이어지는 것이 주가의 하락입니다.
채권금리가 폭등할 경우 어김없이 이어지는 것이 주가의 하락입니다.
채권금리 상승 = 주가 하락
원금을 보장하는 채권이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채권으로 돈이 몰리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가와 채권금리는 N 극과 S 극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주식투자를 할 때 채권금리를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정부의 채권금리는 20년 8월 대비 3월 19일 기준 3배 이상 오른 상태입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장사는 잘 안되는데 물가와 증시만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나쁜 인플레이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일일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계절이 바뀌는 것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당장 내일의 주가는 맞출 수는 없지만 지금은 금리와 물가가 상승하는 계절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오르는 달걀 값을 보면서 장기적 주가 하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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