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5. 12:29ㆍ영화
목적을 위한 수단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요즘 충무로에 가장 핫한 배우라고 하면 분명 최우식이 포함될 것 같습니다. 이미 '기생충'으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고 최근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최웅'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었기 때문인데요. 점점 더 최우식이 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많은 사람들이 동화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런 일련 선상에서 그가 새로운 모습으로 분 한 영화 '경관의 피'는 분명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곱상한 얼굴에 최우식과 액션이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비칠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사실 경관의 피는 경찰과 범죄자들이 등장하고 피가 튀는 범죄 액션이지만 포커스는 액션보다는 주인공들의 신념에 관한 내용에 가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내용을 이끌어가는 3명의 축, 즉 범죄자를 잡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 방법도 가리지 않는 인물 박강현 역에 조진웅과 자신의 할아버지 때부터 경찰 가문인 신입 경찰 민재의 최우식 그리고 박강윤 감찰을 위해 최민재를 투입하는 감찰계장 역의 박휘순 이 세 사람의 사상과 신념에 대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어떠한 방법도 정당화될 수 있는가?
영화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는 바로 이 한 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경찰 내에서 유능하기로 소문난 박강윤이지만 유일하게 자신이 몇 번이나 잡아넣었던 범죄자인 나영빈(권율)만은 마음대로 되지 않아 그를 잡아넣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반면 그런 그를 몇 년째 지켜보는 감찰계장은 박강윤이 포함된 경찰 내의 특별한 조직 '연남회'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목적을 위해 최민재를 끌어들입니다. 순직하신 아버지를 이어 경찰이 된 최민재는 이 두 명의 경찰 사이에서 방황하는 존재입니다. 어찌 보면 신출내기 경찰인 최민재를 통해서 목적을 위해서는 모든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신념과 그렇더라도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두 가지 신념 사이에서 선택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뭐 하나만 물어보자. 내가 시키는 일이랑 감찰 얘들이 시키는 일이 상충된다. 그러면 넌 누굴 따를래?"
"잘 들어 넌 내 반원이고, 우린 한 팀이다. 그러니까 내 명령만 따르면 된다."
"그게 규칙에 어긋나고, 위법이여도요?"
"범죄 추적은 위법이 될 수 없다. 어떤 경우 어떤 방식도."
"진짜 경찰이 되는 것과 비겁한 관료가 되는 것, 둘 중에 선택하는 문제야."
"곧 그 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까 올 거다."
극 중에서 박강윤이 이런 말을 합니다.
"경찰은 흑과 백, 그 경계선에 있는 사람이다."
즉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이 일을 한다면 목적을 위한 어떠한 수단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말미에 민재는 깨닫습니다. 결국 그 경계에 있다고 믿더라도 어느새 검은 물이 들게 되고 그것은 자신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다는걸 말이죠. 하지만 박강현은 그 마저도 자신이 잡아야 할 범죄자를 위해서라면 감수하겠다고 하죠.
전체적인 분위기는 기대했던 액션이 부족하지만 그리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일본 '사사키 조'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요.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작가와 감독이 의도한 것처럼 실제 3명의 경찰이 축이지만 빌런으로 나오는 악당들의 역할과 비중이 너무 작았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경찰들이 강함에 눌려 너무 빈약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또한 아쉬웠던 부분은 강한 선과 목소리를 가진 조진웅과 박희순에 비해 최우식의 연기에는 말랑말랑함이 남아 있다고 할까요. 아직 미성의 목소리 역시 극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말이죠. 우리들의 머릿속에 아직 '최웅'으로 남아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영화 '경관의 피'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면서도 심플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 딜레마에 선 뜻 선택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제 감상평을 한 줄로 남기자면 '심심한 찌개'라고 말하겠습니다.
짜고 맵고 단 찌개 맛을 원했던 저에게 심심한 찌개는 좀 그렇네요.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년심판, 또 하나의 웰메이드 법정드라마의 탄생 (0) | 2022.02.27 |
---|---|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정말 킹스맨 맞나? (0) | 2022.02.25 |
넷플릭스 디피(D.P) 어디까지 사실일까? (0) | 2022.02.03 |
죽는 기분이 어때요? (0) | 2022.01.18 |
넷플릭스 '고요한 바다' 속 느낌 있는 대사 (0) | 2022.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