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계의 SPA가 되려는 피스커

2022. 3. 7. 09:11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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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반만에 EV 한 모델씩 개발하는 피스커


패션시장에서 소비자의 욕구나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여 제품에 반영시키는 형태를 SPA 패션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패션 브랜드 업체들이 자신들의 독특한 패션 철학을 통해 시장을 리딩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니즈를 미리 짚어보고 빠르게 반영하여 유통시키는 사업 형태를 가리킵니다. 최신 유행을 따르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빠른 상품회전이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전기차 시장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스타트업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개발자나 디자이너 공장과 서비스 센터 하나 없이도 전기차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바로 '피스커(fisker)'입니다.
과거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은 철저하게 엔지니어 기반의 회사였습니다 자신들이 개발한 파워트레인이란 엔진을 통해 성능으로서 경쟁하던 시기였죠. 그러던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자동차 회사에 브랜드 상 위에 디자인의 이름이 붙게 시작한 것이죠 어떤 디자이너가 디자인 한 자동차 인가가 더 중요한 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디자이너가 없어도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피스커는 여타 자동차 회사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것들이 하나도 갖춰지지 않은 회사입니다. 그럼에도 피스커 오션과 같은 꽤 괜찮은 전기차를 내놓기도 했지요.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했을까요?

피스커의 전기차 개발음 철저하게 분업화 되어 있습니다. 디자인부터 개발과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이 직접 진행하는 것은 어느 한 개도 없습니다. 과거 애플이 스마트폰을 설계하고 생산만을 위주로 주던 방식에서 한 차원 더 확대된 외주생산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나마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을 설계라도 했지만 피스커가 하는 일이라고는 어떤 자동차를 생산할지 전체적인 기획 단계에서 끝이납니다. 기획이 끝난 제품은 마그나를 통해 개발을 진행하고 생산까지 완료하게 됩니다. 이후 판매는 쿠팡이나 아마존 같은 인터넷 기반 판매회사를 통해 자신들의 매장 하나 없이도 판매가 가능하죠. 더군다나 판매 이후에 제품에 대한 A/S 역시도 피스커가 가지고 있는 A/S 센터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차량이 고장 나면 브리지스톤 대리점을 통해 A/S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의 경우 고장이 날 경우 대부분 수리해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파트 교체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설비만 갖추어져 있다면 A/S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피스커 EV '오션 솔라'

개발에서 생산 유통까지 모두 외주화 한다면 피스커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도대체 뭘까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디스크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바로 기획력에 있습니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담아 가장 빠른 시간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통상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의 개발이 10년 동안 이루어지는 것을 본다면 현재에 필요한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하여 제품화할 시점에는 이미 과거의 기술과 니즈가 되어버린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피스커는 단 2년반 만에 고객들의 니즈를 담아 제품화해서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바로 패션업계에 SPA와 같은 형태인 것이죠.

하지만 피스커가 철저한 외주화를 통해 제품을 생산 하더라도 그들의 성공을 점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이 그런 리스크를 안고 4천만 원 이상이나 되는 제품을 산다라는 것은 너무나 무모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피스커가 외주화를 통해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애플 카에 성공 여부를 미리 점쳐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피스커 보다 애플에 자본과 유통 서비스 기능은 크고 화려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운영 방식에 있어서는 피스커의 성공 모델 중 많은 부분을 차용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피스커가 외주화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전기차의 가격대를 매우 현실적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고 유통이나 서비스 부분에 대한 외주화를 통해 보다 제품에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피스커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 스타트업들의 교과서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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