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 삼성의 총체적 문제를 비추는 거울

2022. 3. 23. 21:29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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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들의 화를 부른 삼성전자의 GOS 여파가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발열을 잡기 위한 단순한 소프트웨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전자에 어두운 미래를 상징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론으로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회장이 직접 주주들에게 사과까지 했지만 GOS 이슈는 사그라들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이날 GOS 강제해제 조치까지도 약속했지만 주주들과 고객들의 화는 꺼질 줄 모르고 GOS 소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은 왜 고스를 써야만 했는가?


이번 사태는 의미하는 바가 큽니다. 왜냐하면 삼성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분야의 미래까지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GOS 자체만 보면 단순히 스마트폰에 발열제어를 위한 방법의 한 가지일 뿐입니다. GOS는 너무 고사양인 게임을 실행하면 시스템이 과열되어 발생되는 발열을 해결하기 위해 그래픽과 해상도를 낮추어 발열을 제어하는 시스템입니다. 다시 말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발생되는 발열을 잡을 자신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어느 스마트폰에서나 고사양의 게임을 하게 되면 발열이 심해지게 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바로 이 발열의 정도를 검토하기 위에서는 AP 성능을 따져봐야 합니다.
칩 성능지표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발열이 적으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칩은 아이폰 그리고 퀄컴 스냅드래곤 삼성 엑시노스 순입니다. 쉽게 말해서 성능과 효율 모든 면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에 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과거 '앱등이'라 비하하면서 애플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무시했던 이면에는 애플이 디자인과 고객 충성도 면에서 삼성을 능가한 것뿐이지 실제 제품 성능에서는 한참 못 미친다는 의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시점에서 AP 성능을 비교해보면 이제는 물리적인 성능면에서도 애플에 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애플에 뒤지고 있기 때문에 발열에 대한 개선방안 역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입니다. 만일 삼성이 애플에 A15 칩을 사용했더라면 GOS와 같은 제어 시스템이 필요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문제는 스마트폰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바로 AP를 만드는 칩 기술의 차이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삼성의 위기론

 

2021년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순위 ( 출처 : 카운트포인트 리서치)

아직까지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Top 위치에 있지만 겨우겨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상위 10개 모델을 보게 되면 애플은 7개 모델인 반면 삼성은 한 개 모델만이 랭크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중저가 모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품 판매에 따른 이익 수준도 압도적으로 애플에 밀리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오는 이익의 80% 가까이를 애플이 가져가 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통계들이 의미하는 것은 삼성은 더 이상 하이엔드 제품을 판매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중저가 제품을 많이 팔아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삼성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2021년 글로벌 스마트 시장 이익점유율


스마트폰과 파운드리 어떤 관계일까?


스마트폰을 뜨겁게 만든 발열 문제는 바로 AP 칩과 관련성이 매우 깊습니다. 삼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인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2종  모두 삼성에서 만들고 있는데요. 그런데 삼성의 4 나노공정 수율이 30~ 35%로 수준으로 10개를 만들면 여섯 개가 불량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정상을 만들어낸 제품 수준도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정도입니다. 반면에 대만의 TSMC는 수율이 70% 대로 안정적입니다. 그래서인지 인텔과 애플은 차세대 3 나노공정을 TSMC 위탁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그 동안에 삼성의 오렌지 자였던 퀄컴마저 차세대 칩 생산을 TSMC에 맡길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삼성의 미래가 걸린 초미세 공정의 문제로 고객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주주총회에서도 수율이 30% 수준밖에 안 되냐는 질문에 경영진들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삼성 엑시노스라는 AP 칩 덕분에 파운드리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점점 애플의 자체 칩과 퀄컴의 AP 대비 성능 수준이 떨어짐에 따라갈 곳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4분기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4%까지 추락했습니다. 성능 개선을 위해 협력사 변화와 설계 변화 등 다각적인 모색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선된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경쟁사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수 아래로 여겼던 미디어텍의 제품이 모바일 ap 시장점유율이 39%로 올라선 부분은 삼성에게 있어서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정리해보면 현재 삼성은 스마트폰은 애플에게 밀리고 있고 AP 칩은 미디어텍에까지 밀려버리는 사면초가에 빠져 버렸습니다. 따라서 이번 고스 사태는 단순히 발열 제어 시스템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총체적인 삼성의 위기를 드러낸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한국의 GDP를 견인해온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그런 사실 때문에 삼성의 위기론은 우리나라의 위기론에 빗대어 볼 수도 있을 만큼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삼성의 경영진들은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한순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해결이 아닌 근본적인 쇄신을 통한 삼성의 거듭나기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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