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첩보물 '야차', 돈 들인게 보이네

2022. 4. 12. 08:52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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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파이 첩보물 영화 '야차'

개봉일 : 2022년 4월 8일 넷플릭스
주연 : 설경구, 박해수, 이엘, 양동근, 송재림, 진영
장르 : 액션. 첩보
한줄평 : 돈 들인 건 보이는데, 공 들였는지는 좀...
별점 : ★★☆

넷플릭스가 지난주 또 한 편의 한국영화를 공개했습니다. 나현 감독의 '야차'인데요. 야차는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으로 불교에서는 부처님을 지키는 수호신의 역할을 합니다.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야차는 바로 설경구를 부르는 말입니다. 주인공인 지강인(설경구)은 국정원 최고 에이스로 결단력과 실력, 리더십을 고루 갖춘 전형적인 리더형 스파이로 나옵니다.
주요 배경이 되는 도시는 바로 중국의 '선양'인데요. 이곳은 북한과 남한, 중국, 일본, 러시아와 미국까지 세계 각국의 스파이들이 활동하는 주무대로 묘사됩니다. 이곳에서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인 블랙팀과 이들을 감찰하고 공의 세워 검찰로 복귀하려는 검사 한지훈(박해수)과 북한, 일본의 정보부 요원들 간의 암투와 숨 막히는 접전을 그린 첩보영화입니다.

돈을 들이긴 들였어


넷플릭스가 한국영화에 투자하면서 나타난 변화는 뚜렸합니다. 우선 빛을 보지 못했던 음지의 시나리오들을 살려냈고 평가절하되었던 감독들에게 기회를 선사했다는 점은 분명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행 영화산업 전반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OTT 서비스를 통한 영화의 개봉은 분명 우리나라 영화산업에 링거를 꽂아준 것은 분명합니다. 사실 그 당시 영화관에 올렸다면 '사냥의 시간'이나 '승리호'의 결과가 기대만큼 만족스러웠을지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합니다. 어찌 되었든 시리즈와 영화 모두 넷플릭스의 진입에 따른 순기능을 인정하기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야차'를 보면서도 역시 '우리가 돈이 없지 기술이 없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기술이 없냐?

결국 사실감을 더하는 것 만큼 첩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극중에 몰입감을 올려주는 중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감은 결국 자본과 영향이 깊습니다.

장비빨이 리얼리티를 살린다.

결국 사실적인 묘사와 장비, 연출은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야차는 그동안 봐 왔던 영화들보다 사실감을 전달하는데 매우 특화되어 있습니다. 고도로 훈련된 정보 특수팀의 연출을 만일 어설픈 장비와 CG로 마무리했다면 '야차'는 외면을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일단 차치하고 장비와 전술, 그리고 CG까지 돈 들인 부분은 확실히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야차' 이전에 첩보물은 아니지만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의 총격신이 최고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지금도 영화 캐스팅의 문제만 아니었다면 최고의 영화로 꼽고 싶은 생각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비록 우는 남자에서의 총격신을 뛰어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훌륭한 미장센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아쉬운 몇가지

오랜만에 액션영화로 돌아온 설경구와 지난해 오징어 게임으로 해외에서 인지도가 수직 상승한 박해수 그리고 이엘과 송재림 모두 특수팀에 걸맞은 피규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비를 걸친 모습이 매우 잘 어우렬 어색함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캐스팅이 잘 되었다고 느낀 배우는 양동근입니다.

양동근 옷에 딱 맞는 역할이네

처음에는 선양에 사는 조선족을 연기하는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 파견된 같은 팀원이지만 조금 결은 다릅니다. 아무튼 캐스팅 된 인원들의 캐미는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래도 아쉬운 몇 가지들은 있었습니다.


■ 첫 번째 아쉬움은 스토리의 진부함입니다.
무슨 소리 나 특수임무를 받은 팀을 감찰하는 검사와 연루된 사건을 풀기 위한 각국의 정보원들과의 전투, 이쯤 되면 꽤 신선한 스토리 아니냐라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전혀 스릴이 있지도, 다음 장면이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소위 첩보 액션에서 느껴지는 "쪼는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캐릭터들의 면면이나 스토리 등 신선해야 할 내용이 어째서 그랬던 걸까 하고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아마도 영화 속에서 다루는 내용이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북한과의 연관성, 그리고 각국에 퍼진 일본의 스파이 리스트, 광장에서 사라지는 연출이나 제일 측근의 배신 등 어떻게 보면 첩보 액션의 교과서를 너무 따라 해서일까요? 예상되는 스토리 전개와 각 장면에서의 연출은 예상을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만 보였습니다.


두 번째 아쉬움 캐스팅.
캐스팅은 나쁘지 않았다면서 뭔 소리?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지 좋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앞서서 말했지만 제가 보는 첩보 액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누군가가 보더라도 있을 법한 사실성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겁니다. 첩보에서 '리얼'이 빠지면 일단은 김 빠진 사이다로 전락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이를 가장 잘 살리는 방법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실력파 신인(?)의 역할입니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 역시 아주 익숙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주 신선하다고 볼 수 없는 분들이니까요. 그나마 야차에서 가장 신선하게 느낀 배우는 바로 일본 배우 '이케우치 히로유키'였습니다.

이케우치 히로유키 카리스마 있었음.

그는 일본 공안 조사청 소속의 스파이로 영화에서는 '야차'와 악연으로 엮인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는 이미 '봉오동 전투'에서 얼굴을 비친적인 있었지만 이번 배역만큼 비중이 있지는 않았던터라 저의 눈에 들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야차에서 그는 연기가 자연스럽고 꽤 비중 있는 악역을 잘 소화해 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해보자면 한번 보기는 봤지만 누구한테 재밌다고 권하기는 좀 부족한 그런 영화였습니다.
한국판 '본 시리즈'를 기대한 내가 잘 못했네. 잘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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