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떡밥왕 연상호감독의 새로운 시리즈 '괴이'

2022. 5. 4. 19:41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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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JJ 에이브람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연상호가 있다.


관객을 끌어모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기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거나, 히트를 쳤던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인기 웹툰과 같이 검증된 시나리오를 채용하는 트렌드임을 볼 때 영화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일단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마케팅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의 시작은 마치 기록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작한다. 뉴욕의 한 빌딩에서 파티가 한참이다. 옥상으로 올라가 주변을 캠코더로 담고 있다가 섬광과 함께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갑작스러운 아비규환으로 공포 엄습해 온다.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비추는 커다란 괴생물체와 잠시 후 엄청난 덩어리가 거리를 내 뒹구는데... 멈춰진 덩어리는 바로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였다.


이처럼 인트로 부분에 강력한 장면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2008년 영화 '클로버필드'이다. 처음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왔었다. 이유는 기존 영화와 달리 디지털 핸드 헬드 카메라로 촬영을 했는데 이런 촬영기법이 관객들에게는 SF 호러 영화의 사실감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제작했던 사람이 바로 JJ 에이브람스다. 많은 히트작에서 그의 손길을 거쳐왔다는 것은 이 영화 이후에 알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성공을 거듭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배중에 관심을 끌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 즉 마케팅적인 요소에 귀재였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흥행 요소임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대중의 관심을 잡아끄는 마케팅적인 요소에 귀재가 있다.  '돼지의 왕'과 '서울역', '부산행', '염력', '지옥' 등의 영화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다. 그의 영화적인 특징들을 살펴보면 JJ 에이브 암스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그의 영화에서는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강력한 인트로가 있다. 기존의 영화들과는 궤도를 달리하는 뭔가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로 관객들의 극장으로 이끌었다.

괴이하다 괴이해

그런 그의 새로운 작품이 공개되었다. 이름부터 떡밥이 느껴지는 이름 '괴이'. 괴이하다 할 때 그 괴이가 맞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초자연적 미스터리에 대한 내용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돌려까기 하는 사회비판적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내용이야 차치해 두더라도 일단 소재에서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미끼가 되었다. 이미 이런 유의 영화에 끌리는 나로서는 떡밥인 줄 알면서도 끌려왔다는 것만 봐도 절반은 성공이다. 

 

영화는 시골의 어느 도시의 옥상에서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며 걷는 눈알이 뒤집힌 사람과 군청 체육관 안에서 모인 사람들을 눈알이 뒤집힌 남자가 살해해버리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를 필두로 강당 밖은 이미 아비규환이고 그 속에서 의사처럼 보이는 여자가 누군가를 찾고 있다. 

근처 산에서 눈을 티베트 언어로 봉인한 희한한 불상을 발굴하며 절대 세상에 나와선 안 되는 귀불의 봉인이 풀리게 된다. 이 불상의 눈을 들여다본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 깊숙이 숨겨왔던 불안을 끄집어내며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미쳐 날뛰게 된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축은 D.P로 유명한 '구교환'과 악의 축인 '곽동연'이다. 특히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본격적인 악역에 도전하는 곽동연의 연기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처음에는 조금 오버스런 느낌도 있었지만 극이 흐를수록 캐릭터에 잘 녹아들어 가는 것 같다. 

 

연상호 감독의 최대 장점은 신선한 소재를 통한 공포를 잘 발굴한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소재의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진부화하게 이끌어 가는 점은 최대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지옥'이란 작품도 시청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만 봐도 그렇다. '염력'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튼 이번 '괴이'는 더 이상 떡밥으로 시작해서 용두사미로 끝나는 시리즈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진짜 이번마저 그런다면 연상호 감독의 작품은 이제 무조건 패스해 버릴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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