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30. 07:59ㆍ자기계발
미영씨는 요즘 영어가 급하다.
주말에 일이 있어 시골 어머님집에 들렀다. 가족 대소사로 모인 탓에 여동생도 와 있었다. 이런저런 가정사를 이야기하다 자연스레 주제가 자녀들의 학교생활로 흘렀다. 학교생활은 어떻고, 요즘 선생님들이 어떻고, 수업이 어떻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불쑥 동생이 나에게 물었다.
오빠, 영어 빨리 느는 방법 좀 알려주라.
선생님이 외국인인데 상담을 한다는데
도통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어떻게 하지...
외조카는 올해 외국대학을 목표로 국제학교로 전학을 했다. 국제학교의 커리큘럼은 대학교의 것과 유사해서 각 과목당 선생님이 따로 배정되어 있다. 그리고 본인이 희망하는 수업을 신청하여 들을 수 있는데, 해당 선생님은 당연히 영어 원어민이고, 학생의 진로상담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었다. 전업주부 생활을 하는 동생으로서는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아 보였다. 한국인이라고 해도 선생님과의 대화는 달갑지 않은데 더구나 원어민과 통하지 않는 대화를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일이었다.
글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요즘 유투브에 좋은 무료 강좌 많은데
하루에 한 편씩 봐봐
그렇게 하면 될까?
결론만 말하자면 되긴 된다.
하지만 동생이 원하는 1년 내 빠른 시간에 원하는 만큼의 실력을 쌓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아니 불가능하다. 간혹 유튜브 영상 썸네일이 3개월 만에 대화가 가능하다는 둥, 이렇게 하면 100만에 입이 터진다는 둥, 동생과 같은 상황에 놓은 어린양(?)들을 현혹하는 많은 유혹들이 있다. 하지만 결단코 불가능하다. 만일 그런 식으로 언어습득이 쉽다면 이렇게 고민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줄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미영씨도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미영씨는 고등학교까지 나름 반에서 공부 잘하는 편이었고,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회사원이었다. 영어라는 것을 해야 나중에 학부모 돼서 고생 안 할 것 같아서 '시원스쿨' 1년짜리 코스를 덜컥 등록했다. 하지만 미영 씨는 교재를 받고 영상을 두어 차례 보고는 포기해 버렸다. 말로는 영상이 너무 오래된 상태였고, 업체의 노력도 안 보이고, 무엇보다 강제성이 없어서 규칙적인 수업이 어렵다는 변명이었다. 자신은 강제성이 없으면 규칙적인 공부가 어렵다나 뭐래나.
그래서 그럼 개인 튜터를 써 보라는 조언을 했다. 그렇지만 그 역시도 경제적인 문제를 들어 어렵다고 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한 당신의 노력은 언제나 진심이 아니다.
우리는 매년 초 다짐을 한다. 항상하는 새해 목표 1위 2위는 체중감량과 외국어 배우기이다. 매년 목표를 갱신하면서도 바뀌지 않는 영어인데 과연 시간이 지난 만큼 영어실력도 성장했을까?
아마도 이런대답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왜일까? 어째서 우리의 영어는 발전이 없을까?
영어가 급한 동생에게
언어가 늘지 않는 사람들의 특징은 언제나 다짐만 하기 때문이다. 다짐하고 조금하다 포기하고 다시 다짐하기를 반복한다. 간간이 찾아오는 죄책감에 영어학습법 책이나 유튜브 클립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 '내가 그때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아서 그래'라면서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는다. 과연 그렇게 하면 마음은 조금 편할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럼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까?
너에게 필요한 건 끊임없는 관심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영어에 대해서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영씨에게는 이미 환경은 만들어져 있다. 영어 원어민 선생님과의 면담이라는 피할 수 없는 상황 말이다. 그렇기에 마음이 급해지는 것은 이해하지만 절대 바늘허리에 묶어 쓸 수 없듯이 단기간에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은 단연코 없다. 조금씩 늘어가는 것뿐이다. 조급함이 크다고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한 번에 쏟아붓는다고 일시에 변하는 그런 일이 아니다. 최소 새로운 외국어가 귀에 익숙해지는데만 1000시간 넘게 필요하다. 하루 두 시간씩 공부한다고 치면 500일, 약 2년이 소요된다는 의미이다. 2년을 하루 2시간씩 들어도 완벽하게 알아듣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절망하지는 말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포기하지 않으면 당신 필요한 시간보다 조금 더 걸리겠지만 도착지는 같을 것이다. 다만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조금 다를 뿐이다.
그래도 뭔가 팁이 필요하다면 우선 이렇게 해보자.
1. 면담에서 예상되는 선생님의 질문을 작성한다.
2. '파파고' 등 어플을 이용해서 질문을 외국인 음성으로 반복해서 들어본다.
3. 예상질문에 대한 대답을 작성하고, 말해본다.
4. 말할때 주위에서 영 잘 알에게 교정을 받아본다.
이렇게라도 하면 급한 불은 완전히 끄지는 못해도 데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필요성에 대해 느낀 점이 있다면 좀 더 오랫동안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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