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품을 생산하지 못한는 제조회사, 희망이 있나요?

2023. 4. 16. 13:12자기계발

업의 본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시대이다. 과거에나 있었을 듯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제공황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누군가가 이런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과거 IMF 때도 그랬고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도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적어도 내가 사는 시대에서 이런 사건 들을 중복으로 경험할 것이라고는 더욱더 그러했다. 
한국경제가 어렵다 경상수지 적자가 어떻다고 떠들어대도 정작 자기 피부로 느끼지 못하면 한낫 남들 넋두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그런 여파가 내 코 앞까지 와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마음 저 깊숙한 곳에서 존재하던 알지 못하는 불안감이 점점 더 수면으로 떠오르는 것 같다. 
 
우리는 기술집약적인 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니다. 설비를 토대로 제품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설비산업기반의 회사이다. 그런데 우리 회사의 중역분들이 생각하는 사업의 본질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업의 본질을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한 기업이 어떤 일에 보다 더 전략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어떤 인재를 어디에 써야 할지, 어떤 영역으로 확장할지 등과 같은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판단의 근거가 된다. 

 

문제의 시작은 생산성 

 
우리 회사를 리드하는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80~90년대 제조업 회사의 그것과 같이 모든 것의 원인이 사람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인재의 중요성을 두 번 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논하는 사람은 인재를 떠나 1차적인 노동력에 대한 의미이다. 제조업의 생산성이 근로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분명 회사 시스템에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란 당연히 개인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런 본직적인 차이로 인해서 생산성에 차이를 보이는 구조는 너무 구시대적인 것이라 하겠다. 사지 멀쩡하고 정신 멀쩡한 사람이라면 누군가가 되었든 간에 동일한 시스템을 통해 동일한 생산성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그 부분이 결여되어 있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기에 있다. 
 

양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제조회사 

 
양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제조회사. 말장난 같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이 그러하다. 제조업의 핵심은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데 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생산을 못하는 것은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가수가 음치이거나, 택시기사가 운전을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런 현시점의 문제에 대해서 누구 하나 해결할 의지가 없다. 문제는 있으나 해결할 사람도 책임질 사람도 없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런데도 사업 책임자들은 핑크빗 미래를 얘기한다. 향후 얼마의 물동이 들어와 수익과 매출이 증가하고, 24년도 25년도 어떤 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외치고 있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짓이란 말인가? 지금 내 몸에 일부가 썩어가는데 앞으로 더 좋은 치료를 준비해 두겠다는 는 말인가? 지금의 문제는 지금 해결해야 한다. 
 

문제의 본질 

일부사람들은 말한다. 우리의 문제가 사람에 대한 문제라고. 작업인원들의 마인드가 문제라고.

하 씨발 기훈이형~!

3교대 근무자들이 어떤가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나? A조가 생산하면 안 되던 상황이 B조가 생산하면 원활하게 돌아간다. 그러니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어찌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 문제는 앞서 말한 업의 본질과 닿아 있다. 작업인원들에 따라 생산량이 달라진다면 우리의 업의 본질은 변해야 한다. 더 이상 설비산업이 아닌 것이다. 동일한 조건으로 설비와 재료가 같은 조건에서 생산량이 다르다는 얘기는 결국 작업인원의 특성에 기인하여 변경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설비산업이라 함은 적어도 동일 조건에서 생산되는 산출물이 동일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품질의 변화와 양품의 생산량에 차이를 보인다면 분명 설비산업의 괘와 맞지 않다는 증거이다. 
우리는 빨리 결정해야 한다. 설비산업으로서 남을 것인지, 사업의 구조를 바꿀 것인지 말이다. 더 이상 현 상태를 고수하다가는 향후 미래 투자를 논하기도 전에 붕괴될지도 모른다. 생산설비와 공정조건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생산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품질이나 원재료의 수준만을 때려잡을 때가 아니다. 결정적인 문제가 내부에 있는데 원인을 밖에서부터 찾는 멍청한 짓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그동안 설비적인 균일성과 안정성, 공정조건에 대한 기준 및 표준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명확한 표준으로 생산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만일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작업인원의 변동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설비와 공정의 표준화가 안 되는 구조의 사업이라면 결국 사람손을 탄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능력 있는 엔지니어와 작업인원들을 별도 관리하고 그에 합당한 처우를 개선해 주고 그들이 가진 노하우가 전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본질에 대한 판단을 갈팡질팡하며 게을리하면 할수록 우리 내부의 종기는 더 곪아간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한다. 글로벌 넘버원을 외칠 때 우리 자신의 몸부터 우선 쳐다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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