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부, 노력의 부

2024. 1. 6. 16:48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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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팀 P와 S의 이야기


옛말에 큰 부자는 하늘이 정한다고 했다. 비단 큰 부자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부를 이루는 데는 어느 정도 타고난 운이 따라줘야 하는 것 같다. 별다른 노력 없이 많은 부가 따른다는 건 불공평한 처사이지만 한편으론 부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구매팀 중 비슷한 두 명의 책임이 있다. 근무기간도 비슷하고 직급도 같다. 여러모로 비슷하지만 두 사람의 재정상태는 천지차이다.
C는 결혼 전부터 재테크에 목을 매었다. 어쩌면 시골출신에 넉넉하지 않은 집안 출신인 그에게 재테크는 피할 수 없는 사명이었다.
하지만 들인 노력들에 대해 행운의 여신은 미소를 보내주지 않았다. 대리시절 마련한 종잣돈은 부동산 사기로 2년 만에 날려 버렸다. 이후에도 투자했던 회사는 주저 않고, 주식도 재미를 볼 수 없었다. 다행히 지금에 아내를 만나 맞벌이를 하면서 괜찮은 입지에 아파트를 구했는데 가격이 1억 넘게 뛰면서 나름 안정을 찾는 듯 보였다.
코로나 시기가 끝나갈 무렵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무리해서 이사를 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일명 상투를 잡은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존에 살던 집은 빠지지 않아서 가격을 한참 낮춰서야 팔 수 있었다. 새로 들어가는 집도 구매했던 시점보다 낮아져 그동안 부동산으로 벌었던 수익을 고스란히 토해놓아야 했다.

P 역시 처음 시작은 비슷했다. 회사 근처 아파트가격이 비싸서 아내와 상의 끝에 외곽으로 이주해 가격을 낮춰 전세를 계약했다. 특별한 생각에서 그런 건 아니고 단지 주머니 사정 때문이었다. 몇 년 뒤 그 아파트를 싼 가격에 구매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면서 차액을 실현할 수 있었다. 신도시 변두리였지만 몇 년 후 청약자격을 받았다. 40평대 아파트에 당첨됐고, 이후 가격이 분양가보다 2배 넘게 오르면서 아파트 거래 두 번 만에 10억이라는 자산을 일굴 수 있었다. 그뿐이 아니라 취미 삼아 구매하던 로또 2등에 당첨돼서 사실상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성공은 1% 영감과 99%운으로 만들어진다.


흡연실에 가면 담배 피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P와 C의 얘기를 듣고는 한다. 다들 한결같이 결국 돈은 운때가 맞아야 되는 것이라고들 한다. 물론 자기가 들인 노력 대비 결과가 더 좋은 사람이 있다. 반대로 자신이 들인 노력보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노력이 꼭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일까?


원래 세상은 불공평한 것이다. 처음에 시작점이 모두 다를 수도 있고 P와 C의 사례처럼 누군가는 투자한 노력 대비 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깨달아야 될 것은 단순히 운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운은 내 의지로 조정할 수 없는 팩터이다. 내가 조정할 수 없는 팩터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그만이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테두리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행운총량의 법칙


비록 지금까지 스코어에서 P가 C를 앞질렀다고는 하지만 인생은 길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비록 C는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그 실패들 속에서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얻었다. 또다시 그런 일을 해야 한다면 분명 P보다 C가 더욱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P처럼 모든 일이 순리대로만 흘러간다면 그렇지 못한 경우에 직면할 때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동안의 복은 앞으로 본인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나는 이렇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모든 게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앞날을 너무 긍정적으로만 바라본다면. 혹시나 모를 불행한 일에 극복할 수 있는 면역력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

분명 앞으로 씨는 더 좋은 미래를 읽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노력에 대한 결과치는 총량이 분명히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지금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에 비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훗날 부족한 부분을 행운을 채워줄 것이라고 본다. 씨에게는 아직 더 많은 행운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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