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 어디 없나요?

2024. 1. 9. 13:06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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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직 여직원에 대한 고정관념


사람 사이의 입장 차이라는 게 있다. 각자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 차이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여러 친구들을 만나 봤지만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사람은 어딜 가나 인정받는 것 같다. 좋은 첫인상을 남기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는 사람말이다. 그만큼 일관적인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대부분의 신입들에게 처음 일이 맡겨지면 매우 열정적으로 임한다. 사실 파견직으로 여러 회사를 전전했던 사람을 제외하고 파견직 신입사원들은 일반적으로 그렇다. 어느 정도 일에 익숙해질 때까지 열심히 일하며 주위의 평가를 의식한다. 그렇게 6개월 정도 지나면 이제 일도 익숙해지고, 사람들과 친분도 쌓인다. 회사가 조금씩 말랑말랑하게 보인다. 주위를 둘러본다. 타 부서 여사원들과 커뮤니티를 만든다. 그 속에서 하나, 둘 회사정보를 나눈다. 너희 팀은 어떠네 우리 팀은 어떠네 하면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잘 좀 하자, 응


시간이 흐르면서 주머니 사정도 좋아진다. 먹고 싶던 맛집에 가고, 유행하는 옷과 신발을 산다. 내친김에 해외여행도 간다.
안타깝게도 이런 관심사가 많아질수록 업무의 질은 떨어진다. 처리하던 일에 잔 실수가 늘어나고, 놓치는 일도 하나둘 생긴다. 조직책임자의 잔소리 듣기가 미안하지만 이내 익숙해져 간다. 처음의 열정적인 모습은 1년 반이 지나면 찾아보기 힘들다.

파견직 P와 K의 이야기


비슷한 시기에 함께 들어온 P와 K가 있었다. 서로 부서는 다르지만 팀 자체가 같은 사무실에 있어서 함께 일하는 상황이었다.
둘 모두 일처리가 싹싹하고 깔끔해 각 부서에서 칭찬이 자자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둘의 평가는 현격히 달라졌다. K는 기존의 다른 여사원들과 마찬가지로 점점 업무처리와 근무태도가 나빠졌다. 반대로 P는 여전히 성실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계약 기간이 종료되어 둘 다 해지가 되었지만,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던  P는 근처에 중견 기업에 정직원으로 입사할 수 있었다. 평소 그녀의 근무 자세를 눈여겨봤던 주위 동료들이 좋은 평가로 추천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파견직사원들이 일하기에 꽤 괜찮은 조건이다. 업무량은 적고, 상대적으로 페이가 높고 대기업 복지혜택도 누릴 수 있다. 연말 인센티브도 주고, 무엇보다 탄력근무와 휴가사용이 자율적이다.
사회초년생들에게 이런 근무환경은 다음회사에 대한 마지노선을 만들게 한다. 파견기한이 끝나고 다음 회사는 현재 조건보다 열악한 곳으로는 갈 수 없다. 인간이란 게 원래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회사는 파견직 사원에게 못할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 달콤함에 빠져서 본인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변하는 거야 막을 수 없지만 최소한의 지켜야 될 선은 있다. 다른 사람들이야 뭐라 하건 처음의 자신을 잊지 않는다면 P와 같이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평가는 첫인상이 30%라면 끝인상이 70%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그 사람의 됨됨이는 마무리가 좌우한다. 자신의 모습이 어떤 식으로 남길 원하는지 잘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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