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8. 17:24ㆍ삶의 지혜
사용자 우선 설계(?)
기술력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이유
지난여름 사무실 시스템 에어컨 교체 작업을 했다. 더 이상 덜덜 거리는 에어컨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었기에 모두 다 기뻐했다. 설치기사님은 냉풍과 제습 난방기능이 AI 기능 하나로 별도의 관리가 필요 없다고 했다. 업무 환경이 이제는 조금 나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AI로 맞춰놓으시면 별도의 조작 없이 항상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제는 에어컨에서 떨어지는 물 걱정과 난방 시 나는 악취에서 벗어나는 듯 보였다.
오늘 아침 영하 7도의 맹추위가 불어왔다. 너무나 추워 따뜻한 사무실로 직행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난방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컨트롤러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지만 난방 기능만 제외되어 있었다. AI 기능을 켜고 온도를 아무리 올려보아도 따뜻한 바람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시설팀과 설치업체에 수차례 문의해 보고 나서야 해결점을 찾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시스템이 연결돼 있는 관계로 어느 한 컨트롤러가 냉방으로 잡혀 있으면 난방 기능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답답한 건 이런 문제에 대한 안내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덕분에 오전에 귀중한 시간 40분을 날려버렸다.
기술의 진보란 어떤 의미일까?
가령 수동으로 작동하던 난방기가 스스로 주변 온도에 맞춰 적정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분명 기술적인 진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적인 진보만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결국 기술의 진보는 사용자가 편리하다고 느껴야만 된다고 생각한다. 사용자가 불편을 느끼는 것은 기술적인 진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 기술인데 발전된 기술로 오히려 불편을 느낀다면 기술적인 퇴보나 다름없다.
애플의 스마트 기기는
왜 인기가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최초의 스마트 폰은 이미 개발되어 있었는지 모르겠다. 당시에도 PDA가 사용되고 있었고, 블랙베리 폰은 메일 작성기능도 지원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다만 애플에 뛰어난 점은 다양한 기술들을 종합하여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스마트폰의 역할을 정확하게 꾀뚨어 본 것이다. 기술적인 난이도는 높게 유지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 눈높이에서 편리하도록 최소한의 물리적인 키와 단순한 시스템을 단계를 적용하였다.
기술은 모름지기 그래야 한다. 생각해 보자.
자율주행 차량을 샀는데 집에 한번 가려고 스무 번 넘는 세팅을 해야 한다면 누가 그 차량을 사고 싶어 하겠는가?
결국에는 사람을 위한 기술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개발자의 자기만족에 불가한 쓰레기가 될 뿐이다. Al 장비라면 좀 알아서 하게 만들어 주라.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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