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원래 그런데야.

2024. 1. 19. 11:20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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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회사 변하려면 아직 멀었어.


조금 된 이야기지만 배우 이선균 씨의 안타까운 사망 이후 주위 분들이 '나의 아저씨'를 잃었다는 표현을 자주 하였다. 평소 그의 영화들을 많이 봐왔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시간을 내어 정주행 하게 되었다. 이제 중반쯤 보고 있는데 왜들 그토록 이 드라마를 추천했는지 알 것 같다.

현실을 투영한 드라마는 친근하지만, 한편으로 매우 찝찝하다. 왠지 모르게 그 드라마의 결말과 같은 미래가 펼쳐질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인 결론이 나기도 하지만 때론 그 속에서 비관적인 결과들을 보곤 한다. 특히 나의 아저씨라는 드라마는 왠지 모를 어둠과 그늘이 있다. 회사에서 중도에 정리된 패잔병들로 가득하다. 대기업 부장을 지낸 사람도, 연구소장을 지낸 사람도, 심지어 제약회사 임원까지 한 사람도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한낮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전락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아니 두렵다.

회사는 일 못하는 순서로 자르지 않아.
거슬리는 순서대로 잘리는 거야.

자막이 엉망진창이네.

회사는 일 못하는 순으로 자르지 않는단다. 이 작가는 회사생활을 해본 걸까? 어떻게 이렇게 회사의 속성을 잘 알까? 사실이다. 회사는 일 못하는 순으로 자르지 않는다. 다만 엇나가는 사람 순으로 자른다. 테두리 밖을 벗어나려는 또는 혼자서 너무 나대거나, 튀는, 소위 회사 핵심 관계자 '회핵관'에게 찍히는 사람은 결국 이런 결과를 만나게 된다.

아무리 SKY를 나왔어도 일 못하면 회사 입장에선 자르는 게 맞다. IMF 지나고 글로벌 회사로 도약한 우리나라 회사들의 성과 여부에 따라 냉정하게 고가를 매기긴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적어도 우리 회사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직까지 연공서열 위주고, 권력을 쥔 측근의 라인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주요 직책이 정해진다. 이런 회사가 밖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 글로벌 대기업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마치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라는 것과 같이.
회사가 싫으면 알아서 나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나가면 거기서 끝이다. 이런 더러운 꼴 보려고 20년 가까이 일한 게 아닌데. 버티는 게 답이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고 오래가는 게 강한 놈이 맞다. 오래가는 강한 놈이 되어야 한다.

회사는 원래 그런데다.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역사공부를 안 하니? 배워야지! 역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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