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진게 없잖아

2024. 1. 30. 10:07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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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함이 가져온 위기


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24년도 신입생이 채 백 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반으로 구성해도 4반 정도밖에 만들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 큰딸이 그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9개 반이 있었는데 불과 6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그나마 우리 아이학교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인근에 있는 어느 학교는 정원이 부족하여 폐교 수순을 밟는다고 한다. 그런 학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정말 아이들이 귀한 세상이다. 이미 수명을 다한 사람들이 신생아 수를 앞질렀다고 한다. 한 반에 50명도 모자라 오전반, 오후반을 나눠 운영했던 나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한국이란 나라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결혼 적령기에 있는 남녀들에게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 자신들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첫째로는 결혼자금의 부족을 이어서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답했다. 뉴스 인터뷰에서 한 젊은 남성의 대답이 기억에 맴돌았다.

지금 나와 같은 삶을
물려주기 싫어서요.



그동안에 자신들이 살아온 삶이 어떤지 나는 잘 모른다. 그 대답 속에는 아마도 경제적인 이유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예전과 같이 고도 성장기 대한민국이라면 노력 여하에 따라 집도 사고, 원만하게 결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기득권층이 두텁게 형성이 되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경제적인 계급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 틈바구니에서 나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하루살이처럼 그날그날을 버티며, 미래에 대한 꿈을 꾸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데 자신의 2세를 갖고 싶겠는가? 물려주고 싶지 않은 세상이 도래했다.

한편으로 이런 그들의 입장이 이해는 간다.
나의 자식들이 좀 더 좋은 세상에서, 좋은 환경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낳기 완벽한 환경이라는 건 도대체 뭘까?
언제쯤 우리는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걸까?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그때는 아이를 낳을 수는 있을까?

가진게 없어도 멋지게 사랑하던 때가 있었다

완벽은 개나 줘버리라지.


아마존이 성공한 이유를 아는가?
제프 베이조스는 월가의 높은 연봉을 포기하고 시애틀의 차고에서 인터넷 쇼핑몰을 시작했다. 고작 그가 시작한 사업은 인터넷에 책들을 파는 일이었다. 그 사람이 처음부터 세계 유통을 좌지우지할 기업을 꿈꿨을까? 현재 자신이 인터넷에서 책이나 파는 사람이라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아마존은 있을 수 없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아마존에서는 지금도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실행력을 중시 여긴다. 어차피 모든 조건이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되는 일이란 없기 때문이다. 일단 생각이 섰다면 시도하고, 시도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아마존의 방식이다.
너무 많은 생각은 시도를 망설이게 하고 걱정을 부풀린다. 부딪쳐가며 스스로께 깨닫고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하루하루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일은 오기 마련이다. 너무 먼 미래만을 걱정만 하다 현재의 자신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행하지 않길 바란다.
완벽함을 추구하지 마라. 처음부터 완벽함을 추구하다간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누구나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없다. 미완성에서 시작하여 완벽으로 향하는 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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