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전에 뭐 좀 먹을래요?

2024. 1. 29. 13:18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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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 자동차 업체의 몰락


일본 최초의 자동차 회사인 다이하츠 공장이 멈춰 섰다. 117년의 역사를 사랑하는 다이하츠는 일본인들의 자랑이었다. 그런 유구한 역사를 지닌 자동차 회사가 윤리상의 문제로 공장을 멈췄다는 사실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지난 35년 동안 자동차 제조과정에서 총 174 건에  부정을 저지른 것이 탄로 난 것이다. 다이하츠의 공장이 멈춰 서자 자연스럽게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 라인도 모두 멈춰 섰다.

다이하츠 코펜 시리즈


다이하츠의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던 도요타는 2016년 나머지 지분도 모두 확보했다. 100%  도요타의 자회사가 된 다이하츠는 도요타의 시스템에 적응해야만 했다.
그런데 고품질의 표준으로 유명한 도요타 시스템에 적응했다면 오히려 더 발전했어야 마땅할 텐데 뭔가 이상하다.
도요타 시스템은 품질에 기반한 것으로 유명하다. 컨베이어 라인 가동 중 품질 이상을 발견한 사람은 즉시 스위치를 눌러 라인을 멈출 수가 있다. 멈춰진 라인에서 불량원인을 찾아내 해결한 뒤에 다시 라인을 가동하는 구조이다. 그동안 도요타는 이 시스템을 통해 품질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이하츠 또한 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면 파국을 맞았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그 시스템을 돌릴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도요타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품질 불량을 찾아낸 그 직원을 칭찬하는 환경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회사 이익을 좇기만 했던 다이하츠는 오히려 그런 직원을 나무랐다. 당연히 도요타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될 리 없었고 거기에 더해 개발일정을 전폭적으로 축소하고 수익개선만을 위해 뼈를 깎는 비용절감을 요구했다. 10년간 70%의 인원을 줄였다고 하니, 10명 일할 것을 3명이서 해야 하는 환경에서 과연 품질이 제대로 지켜졌을 리 없다.

비상식은 정답이 될 수 없다.


극단적인 목표가 주어지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달성할 목표였다면 이미 달성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기존에 지켜왔던 규칙과 규정들은 오히려 목표달성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그런 규정들을 뛰어넘어야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부정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다.

먹기 전에 뭐 좀 먹을까요? 비상식은 정답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방법을 비정상적인 방법이라도 해결하는 것이 능사인 것처럼 분위기를 만든다. 지금 당장은 비정상인 방법이지만 결과를 만들어내면 정상적인 방법이 된다는 듯 말이다.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무너뜨려 가다 보면 결국엔 규정과 규칙은 사라지고 협잡과 편법만이 들끓게 될 것이다. 다이하츠의 선례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비상식이 상식으로 통하는 사회에서는 제대로 된 품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렇게 기준에서 한 발짝 두 발짝 물러설 때마다 아파트가 무너지고, 자동차 바퀴가 빠지고,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이다. 지켜야 될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비상식은 정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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