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7. 12:00ㆍ삶의 지혜
13월의 월급은 우리를 웃게 한다?
13월에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 정산이 시작됐다.
달리 특별한 서류도 없어서 5분 만에 끝이 났다.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금액이 꽤 된다. 작년을 돌이켜보면 30만 원도 채 못 받았었는데 금년에는 거의 7배가량 늘었다. 입꼬리가 올라간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오래된 책을 뒤지다 비상금 봉투를 발견한 기분이다.
예상치 못한 공돈은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주위 동료들은 얼마씩이나 받았는지 비교해 보니 급 기분이 다운된다. 나보다 두서너 배는 족히 넘는 것 같다. 다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금년 연말 정산은 어찌 된 일인지 모두가 만족할 수 있었을까?
금년 연말 정산은 어찌 된 일인지
모두가 만족할 수 있었을까?
연말정산 그 조삼모사의 비밀
대통령은 재산세도 낮춰주고 법인세와 상속세도 낮춰준다는데, 우리 같은 회사원들 세금에는 관심이 없다. 월급 명세서를 볼 때마다 옷이 홀라당 벗겨진 기분이 든다. 어디 숨을 곳이 없다. 있는 그대로 탈탈 털려서 빼먹을 세금도 없다. 결국 돌이켜 보면 연말정산이라는 게 조삼모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올해 세금 환급이 많다는 의미는 결국 한 해 동안 고생해서 받은 근로소득 대비 세금으로 많이 뺏겼다는 뜻이다. 아침에 4개를 주고 저녁에 3개를 받든, 아침에 3개를 주고 저녁에 4개를 받든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결국 올해 내 수중에 환급금이 조금 더 들어왔다는 의미는 내가 그만큼 세금을 더 냈다는 의미일 테니 말이다.
그리 생각하니 기분이 꿀꿀하다. 아직도 얼굴에 웃음끼가 가시지 않은 동료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결국 내가 낸 돈 돌려받는 것뿐인데 저리 기뻐할 일일까?
결국 내가 낸 돈 돌려받는 것뿐인데
저리 기뻐할 일일까?
TV 프로에서 국세를 체납한 사람들의 집을 급습하여 현금과 귀중품을 가져가는 것을 본 적 있다. 집도 의리의리하고 좋은 차와 값 비싼 명품들을 쌓아 놓은 사람들이 왜 저런 일을 할까 의아했던 적이 있다. 또한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인들이 세금을 체납했다는 소식을 간간히 들을 때마다 그깟 세금 얼마나 된다고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배울 만큼 배웠고 있을 만큼 있는 사람들이 왜 그럴까? 하고 말이다.
요즘 들어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수익의 경우 물론 다른 얘기겠지만 본인이 정직하게 번 돈들을 세금으로 충당해야 된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불편한 느낌일 것이다. 더군다나 나라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은 결국 숨을 곳 없는 평범한 사람들만 세금의 직격탄을 받는 것 같다. 과연 연말정산이라는 게임에서 승리자가 존재하기는 할까? 결국에 웃는 건 정부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이라도 이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려면 세금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쌓는 것 길 밖에 없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결국 세금을 피하는 것 역시 합법이냐 불법이냐 종이 한 장 차이니 말이다. 공부에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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