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성지를 찾고 있나요?

2024. 2. 5. 16:41삶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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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핸드폰을 싸게 살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


딸아이의 핸드폰을 알아보다가 높은 가격에 깜짝 놀랐다. 자급제폰 같은 경우 중급 사양의 휴대폰만 하더라도 5~60만 원 대, 조금 사양이 높은 제품들은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기술적으로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었고, 속도나 여러 가지 편의사양들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가격은 너무 터무니가 없다.
최근에 나온 Galaxy S24 모델만 하더라도 100만 원에서 180만 원은 주어야 살 수 있다. 티타늄 케이스의 AI 기능까지 추가된 역대급 모델이라 선전하며 단가를 20~30% 부풀렸다. 어느새 그 정도 사양 제품은 100만 원을 넘겨 사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레 자리 잡아가는 것 같다.

휴대폰은 여기가 진리였는데


그런데 이상한 점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갤럭시의 가격은 한국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식적인 프로모션으로 한국판매 가격의 50%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대부분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고, 애플은 미국 회사이기 때문에 그런 환경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화가 나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
미국의 3대 이동 통신사의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공짜로 갤럭시를 구매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옵션으로 더 다양한 혜택이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갤럭시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제품을 교체하면서, 사실상 보조금만 더하면 공짜로 새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어째서 휴대폰 가격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까?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별칭인 단통법은 통신사에 휴대전화 지원금 공시 의무를 부과하고, 대리점·판매점이 덧붙여 제공하는 ‘추가 지원금’을 통신사 공시지원금 대비 15%까지로 제한한다. 그 이상의 보조금은 불법이다.

문제의 원인은 단통법


사실상 우리가 단말기를 싼 가격에 살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어떤 순진하신 공무원께서 불합리한 휴대폰 영업행태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원금을 투명하게 한다고, 그렇게 해서 향후 통신사 수익이 개선되면 통신료를 낮춰서 결과론적으로 소비자에게 유리한 구조가 될 거라고 유치원생 같이 순진한 생각으로 추진한 법이다.

틀림없이 뭐, 뭐를 내린다고?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만 하더라도 소위 말하는 성지에 찾아가면 얼마든지 좋은 가격대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전한 거래를 조성한다며 지원금을 공시하도록 한 이후 제대로 된 보조금 경쟁이 사라져 사실상 저렴한 가격에 휴대폰을 구매하는 길이 막혀버렸다. 실제로 통신 3사가 경쟁을 통해 더 낮은 가격으로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원천적으로 막아 통신사의 배만 불려준 것이다.
2014년 3사 합산 영업이익 1 조 6000억 정도이던 통신사의 수익은 이후  3년 평균 4 조 원을 넘어섰다. 결국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통신사 배만 불린 꼴이다.
미국처럼 철저한 경쟁에 기반하여 영업이 이루어졌다면 소비자에게 돌아갈 부담은 분명 덜 할 것이다. 자유경제 사회의 기본이 되는 상호 경쟁 구도를 인위적으로 조정해 주신 훌륭하신 공무원 나리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런 단통법을 손 보겠다고 한다. 물론 예전처럼 공짜폰이야 바랄 수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같이 호구 같은 가격으로는 구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성지는 이제 그만 찾는 걸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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