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6. 17:41ㆍ삶의 지혜
대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
대기업에서 가장 큰 성공이라고 함은 뭐니 뭐니 해도 별을 다는 일이다. 즉 임원이 되는 것은 대기업에서 평사원이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성공이 틀림없다.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이른 나이에 임원이 되는 사람도 있고, 조금 늦은 나이에 임원이 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임원이란 도착지에 안착만 하면 일단 성공이다.
임원이 되면 독립된 사무실과 관용차량, 개인비서 등 올라가는 연봉 말고도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회사 특별관리 리스트에도 올라가고, 말 그대로 중요 인물로 지정이 되는 것이다.
또한 직원들로부터 인정받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회사 내에서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대외적으로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공식적인 위치인 것이다.
한 회사의 직원으로 들어와서 임원을 단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성공했음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만큼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는 위치이기에 잘못된 판단 하나가 회사의 손익에 큰 미치기도 한다. 특히 공공연한 인재 등용의 검증절차가 부족하면 자칫 패거리 문화로 전락하기 쉽다. 본인의 측근들로 요직을 채워나가기 시작하면 제대로 된 상황을 볼 수 있는 눈을 멀게 한다. 듣기 좋은 말로 상황을 호도하고 그로 인해 주요한 결정 시에 그릇된 판단을 하도록 하기도 한다.
결국 그들도 어쩔 수 없는
계약직에 불과하다.
임원들은 계약직으로 제한된 시간 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야 한다. 항상 그런 중압감을 이기고 본인의 생각을 실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나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갈등해야 한다.
당장 해서 성과가 보이는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회사에 해가 되는 일과 조금 성과는 늦게 나타나지만 회사로서 더 좋은 선택이 있다고 하자.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당연히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일을 택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임원들은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다. 그래야 자신의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코 공격적인 목표란 없고, 향후 후임자를 위한 씨앗도 심지 않는다. 할 수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여러 임원들을 봐 왔지만 대부분의 임원들이 그렇다. 결국 그들도 어쩔 수 없는 계약직에 불과하다.
물론 그들만 욕할 일은 아니다. 회사차원에서도 긴 호흡으로 지켜봐 줄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매일매일이 경쟁인 환경에서 한번 밀리면 끝장이라는 생각 때문에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대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힘든 것 같다. 아직도 전문경영인은 회장의 눈치를 봐야 하기에 용기 있고, 혁신적인 결정은 하기 어렵다. 결국 생명 연장의 꿈을 위해서 가늘고 길게 가려는 인생들만 넘처나는 곳이 바로 여기 대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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