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떻게 EV전쟁에서 승리하게 되었을까?

2024. 7. 26. 16:51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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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시장에서 중국이 승기를 쥐게 된 이유


미국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기대보다는 느린 속도이지만 분명한 것은 내연기관차량들의 전동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리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수 없는 이유는 EV 시장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뿐만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 EV의 미국 내 지배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IRA 정책을 통해서 우방들과의 EV 기술 연대를 공고히 하고, 2030년까지 미국시장에 자국 EV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중국은 EV 시장의
강자가 되었을까요?



지금의 중국을 EV 선두주자로 만들 원인은 크게 2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정부의 강력한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산주의 사회에서 가장 효율적인 부분은 정부가 모든 부분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1990년 대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화석연료의 수입국이었습니다. 석탄과 석유를 통한 난방과 공장의 운영은 그에 따른 대기의 오염과 2차적인 문제들을 불러왔습니다. 중국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한 것인 바로 탈탄소 정책입니다. 태양광, 수력, 풍력등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화석연료의 소모량을 줄이고 그로 인한 오염개선을 꽤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전기차(EV)로의 전환은 그 어떤 국가들보다 더 시급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정부차원의 보조금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와 택시 등을 의무적으로 전기차로 전환하고 관공서의 관용차량들 역시 EV로  교체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 정책의 가장 큰 수혜 업체 두 곳이 바로 CATL과 BYD입니다.

사실 CATL과 BYD가 생산하던 배터리는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질 낮고 싸구려 제품 일색이었습니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배터리의 선두주자는 단연 일본과 한국이었습니다. 그런 경쟁의 링 위에서 그들이 찾아낸 것은 바로 배터리 선두주자들이 쳐다보지 않았던 케미스트리였습니다. 그게 바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입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에너지 밀도가 더욱 놓은 3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는 싸고 비교적 기술적 난이도가 낮았던 LFP를 선택하여 빠른 전동화를 도모했던 것입니다. 결과론적으로는 이 우회전략이 지금의 CATL과 BYD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결정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둘째로 중국이 EV 승리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풍부한 자원에 있습니다. 리튬이온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Cathode), 음극재(Anode), 분리막(Separator), 전해액 등 핵심 원재료 중 75%를 중국 내에서 공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원료만 풍부한 것이 아니라 정제(Refine) 능력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중국입니다. 아무리 자원이 풍부하다 하더라도 채굴기술이나 정제기술이 부족하다면 지금의 중국은 없었을 것입니다. 콩고 같이 아무리 자원이 풍부해도 결국은 이를 정제하여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풍부한 자원도 그저 그림 속의 떡일 뿐입니다. 중국은 자원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가진 자원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시아에 걸쳐 광산이란 광산에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하여 선점해두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EV의 대중화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배터리의 성능과 가격이라고 하겠습니다. 좀 더 싸고 큰 용량의 배터리 기술이 필요한 것입니다. 양산형 배터리의 최적입지를 가진 곳이 중국이란 사실을 이미 EV 제조사들은 알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중국에 기각팩토리를  설립했고, 미시간에 포드와 합작한 CATL의 LFP 배터리 공장이 최초로 들어섰습니다. 중국의 EV 기술은 자동차의 왕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에도 상륙하였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폭스바겐이 있는 바로 그곳 독일에 말입니다.  환경을 제일 많이 생각하는 스칸디나비안 반도에도 중국의 배터리와 EV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25년은 EV 캐즘으로 인해 더욱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중국 업체들보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 SDI, SK온이 더 가혹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 업체들이 생각하지 못한 한 가지는 EV가 전통적인 내연기관차량의 성능을 넘어서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드시 기존 기술을 대체하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에는 기존 기술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는 기술적인 유리함이 기존제품을 버리고서라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  EV가 이런 소비자의 기대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 캐즘을 불러왔다고 봅니다. 비록 자원과 정치적인 리스크, 기술적인 제약 등 다양한 어려움이 산적해 있지만, 우리는 분명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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