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 09:40ㆍ테크
기술에 대한 진지함이 없다.
천조국 미국이 세계의 리더로서 군림할 수 있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뛰어난 인력을 바탕으로 한 최고의 기술력은 가장 중요한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외계인을 고문이라도 해서 만들어낸 것 같은 상상을 초월한 무기와 발명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배터리에 대한 기술력만큼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저가 배터리시장은 중국이 차지한 상태이고 고효율배터리는 한국과 일본에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전기차 기술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테슬라마저도 자체 제조하는 4680 배터리 수율은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어째서 그런것인지 미국의 경제평론가인 노아 스미스(Noah Smith)는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오늘날 배터리는 작게는 모바일에서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같은 기타 기술장치들의 에너지 저장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테슬라 일론머스크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미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배터리기술에 대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습니다.
반면 중국정부는 오래전부터 배터리의 잠재력에 집중하며 많은 투자를 단행해왔습니다. 그래서 최근 중국의 업체들은 성능, 밀도, 내구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뛰어난 차세대 배터리 셀을 내놓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에 진지함을 잃은 이유
미국의 배터리 기술이 뒤쳐진 이유를 스미스는 크게 2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풍부한 석유자원과 막강한 석유기업의 영향력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0~30년간 석유를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절대적인 위치에 있어왔습니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이 낮아 투자를 미뤄왔습니다. 또한 막강한 재력을 앞세운 일부 석유회사들은 이와 같은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전략적으로 막아왔습니다. 예를 들면 리튬이온배터리가 시장을 장악하기 전 니켈-수소배터리에 대한 뛰어난 연구실적이 이미 있었지만, 미국 텍사코와 쉐브론 등은 니켈-수소배터리 특허를 사들인 후 해당 배터리의 생산과 관련 자동차의 수리 등을 중단시켜 상용화를 원천봉쇄 시켜버렸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제조업에 대한 무관심에 있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이 한창이던 2000년대 초 미국은 중국과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일부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부시행정부는 중국이 WTO 회원국에 들도록 협조했고, 다양한 경공업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중국을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고, 대부분 중국에 위탁생산을 맡겨왔던 미국에게는 가장 큰 경쟁자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리하면 미국이 배터리 산업에 주도권을 중국 및 타 국가들에게 뺏기게 된 이유는 제조업에 대한 무관심과 하이브리드 기술을방해한 석유회사 등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기술의 발전을 이끄는 것은 결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풍부한 자원과 인력 등 모든것이 갖춰진 상태라고 해서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력 기술을 막아서는 장애물이 존재할 때 그것을 넘어서는 아이디어를 찾고 개발하여 기술의 진보를 이룰 수 있습니다. 미국의 풍부한 자원은 오히려 그들의 기술적인 점프를 가로막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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