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5. 15:37ㆍ테크
움직이는 화약고 EV
인천 청라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E 화재사고로 많은 입주민들의 두려움과 불편을 겪었습니다. 지난 1일 아침 폭발과 함께 발생한 화재로 차량 40여 대가 전소되었고, 100대의 차가 파손되었습니다. 또한 단전과 단수로 인해 같은 아파트 주민들은 2차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33도가 넘는 찜통더위에 임시쉘터에서 몸을 의지해야 하는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전기차는 지하주차장에 들이면 안 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화재 차량은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차량으로 충전 중인 상황도 아닌 상태에서 발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믿을 만한 차량으로 인식되는 벤츠도 이 정도인데 다른 차량은 어떨지 두렵다는 반응입니다. 지하주차장마다 폭탄을 설치한 것과 같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쯤 되면 정부차원에서 지하에는 EV차량을 금지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벤츠 EQE에 사용된 배터리
이번 사고에 원인으로 주목되는 것은 중국 CATL사의 M811 NCM 배터리입니다. 사고 당시의 CCTV를 보면 정차된 차량에서 연기가 발생되고 몇 초 지나지 않아 폭발에 이은 화재가 감지됩니다. 충전과 같은 부하가 걸린 상황도 아니었는데 마치 자연적인 발화와 같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배터리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해당 모델은 지난 2020년부터 연이은 화재로 이슈가 된 바 있습니다.
NCM811 배터리는 기존 NCM523이나 NCM622 배터리에 비해 니켈 비율이 80%나 되도록 조정한 제품입니다. 하이니켈 배터리의 불안전성을 반영이라도 하듯 출시 후 여러차량에서 화재사고가 연이어 있었습니다.
벤츠는 고급차량으로 취급되지만, 배터리는 중국의 CATL을 사용합니다. 물론 현재 가장 마켓셰어가 큰 업체이기는 하지만 주력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아닌 3원계 배터리를 중국업체 제품을 써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이미 3원계 배터리의 경우는 한국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 SDI 또는 일본의 파나소닉이라는 신뢰성면에서 우수한 선택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배터리 제조사문제가 아니라 케미스트리의 안정성 문제라는데 초점을 맞추기도 합니다. 즉 LFP 조성이 아닌 배터리는 화재위험성에 더 취약하기 것 때문입니다.
LFP배터리면 달랐을까?
LFP배터리는 화재발생에 있어 다른 조성보다 안정적이지만 화재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배터리의 화재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음극ㆍ양극 계면에 파손으로 갑작스레 많은 전자가 이동하게 되면 이때 발생하는 줄열에 의한 열폭주에 의해 시작됩니다. 아무리 세라믹으로 코팅된 안전성강화 분리막(SRS)이라 하더라도 일단 열폭주가 시작되면 멈출 수가 없습니다.
상기 데이터에 따르면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3원계에 비해 열폭주시 온도상승이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NMC 배터리가 열폭주 시 분당 220도가 넘고, NCA의 경우 분당 470도가 넘어가는데 반해, LFP는 1.5도 상승에 불과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정상적인 열폭주에 이은 화재 발생이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LFP 배터리는 다른 리튬 이온 배터리들에 비해 화재나 폭발에 덜 민감하여 안전성이 중요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전기차 및 기타 응용 분야에서 더 많은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남겨진 문제들
해당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당사자는 보험사를 통해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백억에 이를지도 모르는 비용을 감당하기란 무리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해당 차량의 문제여부를 가리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벤츠의 입지에도 중요한 사건인만큼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차량 또는 배터리상에 문제가 있다면 업체 차원에서 보상이 이뤄질 테지만, 만일 애매한 결론으로 마무리될 경우 이 모든 책임을 운전자 지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용하는 차량의 결함여부를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모든 걸 소비자 책임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과거 유사한 사례의 사고 전력이 있는 배터리인만큼 아무쪼록 명확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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