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기차 회사들이 저가 EV 개발을 포기할까?

2024. 8. 26. 10:00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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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저가 EV 개발을 포기하는 회사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한참이던 지난해부터 줄곧 논의되었던 반값전기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회사들은 25,000달러, 한화기준 3,000만 원에 대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이 가격대는 기존의 내연기관차량을 소유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가격적인 저항이 무너지는 마지노선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 목표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중국시장을 살펴보면 이미 25,000달러 이하의 전기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부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런 결과인지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절반정도는 EV가 차지할 있다고 합니다. 또한 2,000만 원대 판매되는 중국의 전기차들은 이미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의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그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EV 가격은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으로 수요대비 과다한 생산 Capa를 확보하여 글로벌 가격 수준을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적정한 수요에 맞는 적정가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인 방향에 따라 만들어진 가격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런 가격을 뽑아내기 위해서 누군가는 더 손해를 보고 있을 것입니다. 

저가 EV개발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왜 저가 전기차 개발을 늦추는 걸까?

 

결과론적으로 말하면 수익이 안 나기 때문입니다. 저가 전기차를 만들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재'가 필요합니다. 즉 박리다매가 가능한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대당 수익률이 낮은 더 작고 더 저렴한 차량이 수익을 내기 위해선 더 많이 팔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EV에 대한 시각은 우리가 기대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기차 기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만큼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도 함께 커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실제 동일한 전기차 1대를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운송비용과 보증, 인프라, 자본지출 및 리콜 등 골칫거리 역시 동일하게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대당 수익률이 높은 고급차량의 경우 이런 리스크에도 방어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확보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전기차 회사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하이엔드급의 전기차를 통해 기술과 수익을 모두 확보하고, EV에 대한 저변확대가 이루어지는 시기를 골라 점차 대중적인 차량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과거 테슬라는 25,000달러 전기차를 통해 EV의 점유율을 높이고, 확보된 차량들을 통해 로보택시로의 전환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중국 내 전기차의 가격경쟁력과 로보택시 기술발전속도가 빠르다고 판단되어 결국 저가형 차량 개발을 미루고 로보택시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포드 F150 픽업의 EV 버전

 

저가전기차 개발을 미루는 이유로 여전히 지역적인 특징을 들수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픽업트럭이 가지는 위치는 다른 나라들에 대비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은 땅이 넓은데 반해 인구가 적어 대부분 지역의 인구밀집도가 낮습니다. 따라서 장거리 이동을 위한 차량이 필수입니다. 게다가 인건비도 매우 높아 웬만한 차량의 수리나 관리는 직접 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그런데 1회 충전에 300~400km 밖에 갈 수 없는 전기차를 구매한다? 상당한 모험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익숙했던 내연기관차량이 아닌 전기차를 스스로 관리하는 것은 더 많은 수고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픽업과 같은 실용적인 차량은 미국과 호주등의 국가에서는 생활필수품으로 분류되고, 그로 인해 EV 픽업에 대한 수요는 일부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EV 픽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배터리가 필요하고, 이는 곧 원가의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픽업트럭은 많은 수익을 가져다 주는 모델인데, 굳이 현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럼 저렴한 전기차는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캐스퍼 일렉트릭 인스퍼레이션, 때를 잘 못 만났네....

 

얼마 전 현대차에서는 경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소개하였습니다. 1회 충전으로 315km를 주행할 수 있는 이차의 가격은 3100만 원선입니다. 보조금을 더할 경우 2천만 원 후반에 구매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있었던 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벤츠 EQE 화재 사고로 인해 EV 수요가 얼어붙은 지금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걸로 압니다. 또한 24년 하반기 국내 진출을 꽤 했던 중국의 BYD 도 진출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아무리 전기차의 가격이 낮아도, 신뢰성이 확보되었다는 믿음이 없다면 사지 않을 것입니다. 저렴한 전기차는 배터리와 EV 공정기술 등 기술의 발전도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EV에 대한 안심이 밑바탕이 될 때 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기술이 해야 할 일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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