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전기차 프로젝트가 남긴 것

2024. 10. 21. 09:46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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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실패라고 과정까지 실패는 아님 

모든 프로젝트는 그 목표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로 나뉩니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설사 프로젝트에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 경험까지도 녹여내 그다음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패에서 배우고, 다음 기회에 같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실패에 좀 더 가혹한 환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4년 2월 애플은 많은 기대를 모았던 전기차 프로젝트를 드롭했습니다. 수조 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를 향후 추가로 투입될 예산과 수익성을 검토했을 때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블룸버그에서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그 외에도 연구인력의 이동이 잦았고, 애플이 생각하는 수준의 자율주행 구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혹자들은 애플이 아무리 뛰어나도 전기차 개발은 안되는구나 하면서 평가절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프로젝트는 멈췄지만 그 과정에서 일궈낸 산물들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실패한 애플의 프로젝트의 개발과정에서 얻어낸 부산물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애플 전기차 프로젝트가 남긴 것

애플은 자체적으로 제품은 설계하지만 생산라인을 운영하지는 않습니다.  생산은 전문업체에 맡기는 방식을 채택하는 등 철저히 설계와 양산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시리즈가 모두 생산 전문업체인 폭스콘의 손에서 생산되고 있고, 전기차 역시도 같은 구조를 채택하고자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제품의 양산을 도맡아왔던 폭스콘(Foxconn)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전기차도 생산도 위탁하려는 계획을 했었고, 전기차의 중요한 부품인 배터리는 중국의 비야디(BYD)와 손을 잡았습니다.

ㅁ폭스콘(Foxconn)


폭스콘은 애플의 전자제품 위탁생산에 만족하지 않고, 이 기회를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서 자체적으로 전기차 플랫폼인 MIH를 개발하였고, 이를 범용 화하여 전기차에 구글이 되겠다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스마트폰 업체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체계를 이용하고 있듯이 자신들의 EV플랫폼을 여러 전기차회사들에게 공급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계획한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로즈타운'과 EV 생산을 위한 협력을 추진했지만 결국 23년 결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애플 eV 프로젝트는 끝이 났지만 폭스콘에게는 MIH 플랫폼이 남았습니다. 

 

 



ㅁ비야디(BYD)


애플과의 전기차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수혜자는 아마도 비야디가 아닐까합니다. 비야디는 애플과의 공조에서를 통해서 블레이드 배터리(Blade Battery)라는 결과물을 얻어냈습니다. 결과론적으로는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더 작고 얇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LFB 배터리를 개발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셀투팩(Cell to Pack)기술까지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BYD는 이 블레이드 배터리와 셀투팩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왕성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이 프로젝트의 최고 수혜자는 비야디가 확실해 보입니다.

BYD 블레이드 배터리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은 애플은 비야디의 블레이드 배터리와 셀투팩 기술을 적용할 생각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개발 막바지에는 비야디가 아닌 다른 배터리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하니 난센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과 같이 미국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 전기차를 가장 큰 Risk로 판단하고 관세 등 여러 부분으로 방어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그런 중국 업체들을 키워낸 것은 중국과 서방업체라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스스로 키워낸 위험을 이제 와서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세상의 사업경쟁에서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는 진실을 새삼 깨닫게 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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