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2. 10:05ㆍ테크
그동안 즐거웠다. 내년에 단종되는 모델들
최근 자동차의 전동화 흐름 때문인지, 참 많은 차들이 단종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개발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차에서부터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차까지 다양한 모델들이 단종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개중에는 정말 이차가 단종되는 걸까 생각될 정도로 인기 있는 차종도 많은데, 이런 자동차들도 단종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살펴보면 자동차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향후 어떤 방향을 가고자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사라지는 자동차들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1. 기아 모하비
현대기아차의 유일한 바디온 프레임 SUV인 모하비가 단종됩니다. 정확히는 24년 7월부터 생산은 종료된 상태이고, 올해 말까지 재고량을 모두 판매하고 나면 더 이상 매장에서 모하비를 볼 수 없게 됩니다.
모하비는 이미 단종된 현대 '베라크루스'와 함께 대형 SUV의 대표주자였던 상징적인 모델입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2005년 기아차 사장에 취임하고 가장 공들인 첫차로 일명 '정의선의 차'라고 불렸던 차입니다. 해외시장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차를 만들겠다는 계획아래 매우 공들인 차답게 장장 20년을 페이스리프트만 하면서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뭐, 일각에서는 사골이네 뭐네 말이 말았지만 말입니다.
친환경정책에 맞춰 새로운 배출가스 규정을 준수하기에 모하비의 V6 디젤엔진은 현대. 기아차에게 있어서 부담으로 작용한 듯 보입니다.
이제 바디온 프레임 차는 더 이상 사라지는 걸까? 아쉽게도 모하비는 단종되지만 이후 픽업모델인 '타스만'이 그 계보를 이을 거라고 하니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합니다.
2. 기아 K3
국내 준중형 차량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현대 아반떼, GM 크루즈, 기아 K3 트로이카가 있었습니다. 그중 크루즈에 이어 내년에는 K3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국시장에서 후속 모델인 K4 출시될 예정이지만 국내에는 출시계획이 없어서 향후 기아에서 전기차를 제외하고 가솔린 준중형 모델은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고객들이 선택하는 모델을 변화를 수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그랜저 이상의 중형차를 선호하고 있고, 그보다 작은 차량이라면 공간 효율성을 고려하여 전기차 쪽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쉐보레 카마로
우리에게 '범블비'로 더 유명한 쉐보레 카마로가 단종됩니다. 한국 디자이너인 이상협 씨의 작품으로도 알려진 6세대 카마로는 2024년 1월 생산을 끝으로 더 이상 생산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잘 알고 계시듯이 미국에는 3대 머슬카가 있죠. 포드 '머스탱', 쉐보레 '카마로' 그리고 닷지의 '챌린저'입니다. 하지만 전동화 추세에 대비해 볼 때 사실 카마로와 같은 머슬카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친환경과 걸맞지 않은 옷들은 옷장에서 하나둘 정리하는 게 맞습니다만 왠지 그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닷지가 EV 모델을 출시한 것처럼 쉐보레도 이런 일부 열성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향후 EV모델로 전환된 카마로를 볼 수 있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아우디 A4, 5
이 소식을 듣고는 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아우디의 인기 모델을 단종한다고? 어쨌든 요즘 상황이 좋지 않은 폭스바겐 그룹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잘 팔리는 모델을 단종한다고 합니다. 이후 홀수 짝수 모델을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모델로 나누어 관리한다고 하니 이역시도 전동화에 따른 조치로 보입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5년부터 내연기관에 대한 제재에 속도를 낼 계획이고, 탄소배출권 강화로 인한 페널티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이러한 일련의 전동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5. 포르쉐 카이맨, 박스터
폭스바겐 그룹이 글로벌 판매 2위 자리를 현대에 넘겨준다 만다 말이 많은데 정말 위기는 위기인가 봅니다. 전략적인 선택이지만 조금 이해되지 않는 결정이기도 하고요. 포르셰가 폭스바겐이랑 같은 부류의 브랜드도 아닌데 말입니다. 포르셰는 말 그대로 경제력이 있고 드라이빙의 재미를 아는 사람들이 찾는 그런 브랜드인데 말입니다. 조금은 다행스러운 부분은 유럽 내에서만 추가생산이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해당 차량은 EU의 안전 및 사이버 보안규정, 환경규정을 준수하지 못하는 모델로 분류되어 단종 수준을 밟지만 기존 모델은 수요가 건제하기에 유럽 외 시장에서는 지속 판매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유럽기준을 못 맞추는 차를 다른 나라 규제는 맞출 수 있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카이맨과 박스터 EV 모델도 25년 볼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6. BMW 미니 클럽맨
BMW 미니의 클럽맨이 단종된다는 소식입니다. 작으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외관과 특히 트렁크 도어가 좌우로 열리는 형태가 특징이 차량입니다. 디자인도 매력적이고, 실용적이기까지 해서 많은 국내 팬들을 가진 모델인데 아쉽게도 단종될 예정입니다. 이 역시 전동화에 따른 조치로 이미 후속 EV 모델인 '에이스맨'이 베이징 모터쇼에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클럽맨은 단종되고, 이와 유사한 분위기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게 됩니다. 미니 팬들에게는 참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다양한 EV 모델을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7. 재규어 F-타입
랜드로버와 함께 재규어 모델은 잔고장이 악명 높기로 유명한 차량입니다. 오죽하면 차량을 구매할 때 2대를 사야 한다고 하죠. 한대는 사용하고 한대는 A/S센터에 있어야 하니. 그 정도로 대중들에게 인식이 좋지 않은 모델이지만, 그래도 그런 차량을 찾는 마니아들이 있다는 건 그런 모델들만이 가진 매력이 있어서 아닐까 생각합니다.
외관이 매력적인 재규어 F-타입도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단종될 예정이어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F-타입 역시 2025년 EV 모델 신차가 선보일 예정입니다.
8. 닛산 GT-R
닛산 GT-R이 17년 만에 단종됩니다. GT-R 하면 일본 만화 '이니셜 D'에서 스카이라인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스포츠모델로 멋진 디자인과 성능으로 인기를 끌었던 모델입니다.
프런트 엔진과 리어 미션으로 구성된 '트랜스 액슬'방식으로 4륜 구동하는 스포츠모델로 오르막길의 강자로 군림하던 경이적인 차량이었습니다. 앞서 머슬카가 설 자리를 잃어 가듯 슈퍼카들의 입지 역시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서 조금 착잡한 마음이 듭니다.
여러 인기차량들이 25년에는 볼 수 없을 예정입니다. 전반적인 단종 이유가 환경규제와 수익성 등 여러 이유가 존재하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바로 전동화에 따른 흐름의 변화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성능 슈퍼카와 미국스타일을 대표하는 머슬카들도 전기차에게 성능에서 밀릴 정도로 기술적인 부분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런 종류의 차들을 감성에 의지해서만 판매하기에는 너무 고가이고, 판매수량도 작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이런 레전드 모델들의 이름만 남기고 플랫폼은 새롭게 정비하는 방향으로 모든 자동차회사들일 체질개선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렇기 않으면 이름만 남기고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환경도 살리면서 운전의 재미도 잃지 않는 모델이 더 많이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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