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26. 13:17ㆍ이슈
음서제도는 고려시대 문벌 귀족에게 준 정치 특권으로, 고려시대 5품 이상 관리의 자제에게 무시험으로 관리가 되도록 한 제도다. 조상의 음덕을 통해 자제가 혜택을 보는 제도로 공음전 제도와 함께 고려 문벌귀족의 기득권을 유지시켜 결국 고려사회를 병들게 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얼마 전 5년 만에 기아자동차의 공채가 진행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백 명의 공채 인원 대비 지원자가 5만 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자그마치 5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죠. 그만큼 우리 사회의 젊은이 취업 상황이 좋지 않음을 대변하는 모습인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씁쓸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현대 기아차 노조는 노조원의 자녀들을 우선채용해달라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1000년 전 고려시대를 병들게 했던 음서제도가 2020년이 넘은 지금 우리 사회의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죠.
이런 식이라면 공채가 무슨 의미가 있나요?
만일 100명을 뽑는데 50명을 노조의 자녀들로 채운다면 다른 인원들의 취업 기회는 누가 보장해 줄까요.
과거 노조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대변하고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던 단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조가 그런 역할로 남아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드물 것입니다. 진정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노조가 아니라 이제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익집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게 그들이 생각하는 공정일까요?
정치인들이나 사회의 기득권층들이 자신들의 지위나 힘을 이용하여 공정하지 않은 일들을 벌일 때 그들 또한 정치인들을 비난했겠지요. 하지만 결국 돌아보면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들입니다.
20~30대를 일컬어 밀레니얼의 M과 Z세대를 합쳐 MZ 세대라고 부릅니다. 과거 부모세대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다양한 일에 몰두하며 빠른 시간 내에 부강한 한국을 만드는데 일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MZ세대는 안정적인 사회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컸지만 부모세대보다 취업의 혜택은 받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OECD 37개 국가 중 31위로 취업률이 꼴찌그룹이라는 지표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취업 기회마저 박탈당한다면 천 년 전 고려의 전처를 밟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요.
사회의 공정성이라는 기반이 무너지면 그위에 무엇을 세우더라도 튼튼한 사회구조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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