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의 후보사퇴를 보면서

2022. 3. 6. 17:45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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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상위 가치는 무엇?


어제 대통령 선거 사전 투표를 하고 왔습니다. 사전 투표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표자들이 선거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선거 참여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던 하루였는데요. 그런 분위기와는 달리 저는 선거 용지에 표기를 하기 직전까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만큼 인물과 당 사이에서 갈등을 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과 정치개혁을 위해 '국민의 힘'을 선택해야 할지 대통령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을 보고 판단해야 할지 마지막 순간까지 갈등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선택의 옵션이 지나치게 많거나 선택지에 선택 기준이 모호할 때인데요. 제게 있어서는 후자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사람인가 조직인가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었던 것이죠. 어찌보면 여.야의 중간지대에 정체된 중도였다고도 생각됩니다.그래서 제 결정의 끝에는 안철수가 있었습니다. 이건 비단 저만의 의견이 아니었을 겁니다. 후보의 윤리와 아내와 가족등의 주변인을 보더라도 가장 정상적인(?) 후보가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적어도 그가 했던 말을 뒤집기 전까진 말이죠.

              교언영색(巧言令色)


듣기 좋은 말을 하고, 아첨하는 표정을 뜻하는 것으로 흔히 이익을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과 표정을 지을 때 쓰는 말입니다.

이보다 더 정치인을 잘 표현한 사자성어가 있을까요?

사실 제가 안 후보를 좋게 보았던 이유도 기존에 그가 걸어왔던 길을 보더라도 여타 정치인들과는 다른 진실된 모습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치판이 거기서 거기라면 적어도 리더의 생각과 자질이 맞는 사람이라야 비로소 자격이 부여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안철수후보의 사퇴와 '국민의 힘'과의 단일화를 보면서 과연 정치인들의 언어와 약속이란 의미는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정치판에 발을 들이면 모두가 그나물에 그밥이 되어가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한번 더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연 안철수후보가 자신의 약속을 뒤집고 윤석렬후보와 손을 잡기전 물밑에서 합의된 사항은 무엇일지 무척 궁금해 집니다. 적어도 그가 변절을 택한 이유가 우리를 설득할 만큼 충분히 의미있는 상위가치였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해외에서 자신의 휴일을  반납하고 16시간을 투자한 투표자들의 참정권을 사장시킨 것에 대한 위안이라도 삼을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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