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13. 08:37ㆍ이슈
명품 위의 명품, 명품의 끝판왕 '에르메스(Hermes)
남자는 시계 여자는 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명품이라고 다 명품이 아닌 게 소비자들 간에도 분명한 등급과 계급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시계로 따지면 오리스보다 태그 호이여. 태그 호이여 보다 롤렉스, 롤렉스 보다 파텍필립과 같은 경우인 것이죠. 따라서 가방 브랜드에서도 분명한 명품 계급도가 존재합니다.
바로 명품 가방과 의류 브랜드의 최상위 포식자는 바로 '에르메스'입니다. 그 많고 많은 명품 브랜드 중에서 유일하게 에르메스가 최고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다면 어째서 에르메스를 명품 중에 명품으로 인정받는 것일까요?
■ 에르메스의 역사
에르메스는 1837년 파리에서 티에리 에르메스에 의해 만들어진 업체입니다. 당시 에르메스는 마구나 안장과 같은 제품을 만들던 회사였는데요. 그러나 당시에도 일반 평범한 마구 회사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오직 귀족과 왕족. 친척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한 제품만을 제작해왔습니다. 당시 에르메스의 인기가 폭등한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프랑스 필리페 왕세자가 말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안장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품질 좋은 에르메스의 안장은 품귀현상을 빚게 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됩니다.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색깔이 바로 오렌지색입니다. 오렌지 색이 에르메스를 대표하게 된 데에도 사연이 있는데요. 2차 세계대전 시 원래 사용하던 크림 색종이가 부족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색깔의 종이를 찾아 쓴 것이 바로 오늘날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색상이 된 것입니다.
1900년대에 들어서야 소매점을 열게 된 후 1918년 대영제국의 황태자를 위한 골프 재킷을 만들 정도로 에르메스의 제품은 초기부터 일반인들이 살 수 없는 제품을 만들어 왔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조금 대중적인 브랜드로 알려지게 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영화배우로 유명한 '그레이스 켈리'입니다. 그레이스 켈리가 화보 촬영을 위해 모나코에 방문했다가 모나코 군주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레이스 켈리가 결혼식 때 입었던 웨딩드레스가 당시 큰 화제가 되었고, 1956년 그레이스 켈리가 임신한 배를 가리기 위해서 사용한 에르메스 백이 화제가 되면서 일명 '켈리 백'이라는 것이 생겨날 정도로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참고로 켈리 백은 약 1200만 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또 에르메스의 이름을 알린 유명인은 바로 '버킨 백'으로 유명한 제인 버킨입니다. 1984년 당시 유명 배우이자 가수이던 제인 버킨과 비행기에 타게 된 에르메스 CEO는 제인의 가방이 불편하고 실용성이 부족하다는 것에서 착안하여 가방을 디자인해 주게 되는데 이 계기로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따 '버킨 백'을 출시하게 됩니다.
■ 에르메스 가방이 비싼 이유
에르메스의 제품들은 모두 전속 장인들이 제작하게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에르메스의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3년간의 에르메스 학교 이수 후 2년의 수련과정과 이후 2년+α 이상의 경력을 갖추고 나서여야 비로소 에르메스 제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최소한 7~10년 정도의 경력이 있어야만 제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특히 에르메스의 제품들은 견고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새들 시티칭 (Saddle stitching)라는 바는 질 기법에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새들 스티칭은 말안장을 만들던 바느질 기법으로 에르메스의 제품들은 모두 새들 스티칭 방식으로 수작업되어 바느질이 매우 견고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미싱으로 만들어진 제품보다 훨씬 견고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자격을 갖춘 장인들이 가방에 걸맞은 천연가죽을 선정하고 선별하여 가방을 수작업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가 방한 개를 제작하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데요. 최소 18시간에서 최대 48시간을 꼬박 작업해야 하나의 마스터피스가 완성되게 됩니다.
이렇다 보니 한 명의 장인이 한 달 동안 만들 수 있는 가방의 수는 기껏해야 4~5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절대적으로 생산량이 부족한 것이죠. 생산된 가방은 제작한 장인 번호와 생산연도를 표기하게 됩니다. 만일 불량품을 만들게 되면 바로 불에 태워 흔적조차 남지 않게 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도자기 장인들이 잘 못 구워진 도자기를 깨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더군다나 근로시간이 짧기로 소문난 프랑스 파리에서 오랜 시간 장인 수련을 받고 최고의 재료를 찾아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극소량의 제품만을 선보이게 되는 겁니다.
발렌시아가를 비롯 수많은 명품들이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 공장을 만들고 생산한 부품들을 한대 모아서 최종 국가인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지에서 수입하여 조립 후 제품을 완성시킵니다. 그러나 에르메스는 프랑스 외에서 제품을 제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보통 에르메스 가방 하나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2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제품의 생산량이 극소량이기 때문에 많은 고객들은 다른 명품 브랜드들의 정책과 마찬가지로 해외 사이트에서 제조하여 생산량을 늘리면 안 되는지 궁금해 합니다. 하지만 에르메스는 프랑스에서의 제품 생산만이 에르메스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결국 수요와 공급의 절대적인 원칙에서 수요를 늘릴 필요도 그럴 생각도 전혀 없다는 것이죠. 2년을 기다려서라도 사려는 구매자가 줄을 서있고 불량품을 불에 태우는 한이 있어도 절대 어설픈 제품을 인정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 에르메스는 비싼 제품만 만든다?
에르메스는 모두 비싼 제품만 만든다고 오해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몇 십만 원짜리 스카프와 슬리퍼, 모자에 이르는 제품들도 있습니다. 또한 에르메스는 여성들만을 위한 브랜드로 잘 못 알고 계신데 남성 제품도 많이 있습니다. 오자, 옷 벨트와 신발, 지갑, 가방에 이르기까지 여성들과 동일한 제품군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남성들에게 많은 인기를 받는 제품은 바로 넥타이입니다.
에르메스는 지금까지 6대에 걸쳐 내려오면서 수작업과 프랑스 생산을 고집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키워온 점은 정말 대단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LVMH와 케어링 등 세계적인 명품그룹들이 인수를 하려고 애썼지만 그 사이에서 방어해 온 것도 참 대단하고요. 에르메스의 가치는 앞으로도 흔들릴 일이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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