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8. 11:55ㆍ삶의 지혜
여전히 외제차는 비싸다
출근해서 회사 주차장을 무심히 둘러본 적이 있다. 주차된 차들 중 많은 수가 외제차다. 한 때 외제차는 부의 상징이었던 적이 있다. 고성능 차량은 자신의 가진 경제력을 표현하기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현대. 기아 등 국산차들의 가격 역시 외산차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 오히려 외산차의 가격을 추월한 모델도 부지기수다. 그렇다 보니 외제차를 탄다는 것 자체가 부자를 의미하는 공식은 희미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보편적인 시각에서 외제차는 부의 표현을 위한 아이템임에 분명하다. 다만 순위에서 조금 밀려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외제차는 비싸다.
그런데 공장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절반이상이 외제차다. 우리회사 그리 많은 임금을 주는 회사인가? 아니면 복권이라도 당첨된 사람이 많은가? 또는 가진 재산이 많거나 재테크에 성공해서일까?
부자 마인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자들처럼 행동하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부자들의 생각이나 돈에 대한 철학 등 무형의 것들을 닮아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조언을 잘 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이미 자신이 부자가 된 것처럼 소비를 한다. 부자들처럼 입고, 타고, 먹는데 돈을 쓴다. 정작 부자들도 그렇게 하지 않는데도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경제적 시간적 리소스를 사용한다. 부자들만 갈 것 같은 좋은 레스토랑에 가고, 고가의 스포츠카를 타고, 유명브랜드의 옷을 걸친다. 그런 척 행동하면 그렇게 된다고 강하게 믿고 있지만 지금 그들의 행동은 앞서의 조언을 완전하게 오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 잡히지도 않은 걸
손에 쥔 듯이 굴면
잡을 것도 놓지는 법이야.
- 드라마 라이프 중 -
어떤 후임의 이야기
주말이면 언제나 밖으로 나가는 후임이 있다. 누가 보면 가족을 위해 모든 것 쏟는 자상한 아빠이다. 철마다 유명하다는 축제를 찾아다니고 좋다는 음식이나 유명한 맛집은 꼭 찾아 들른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망설임 없이 사준다. 그렇다고 해서 이 친구의 연봉이 엄청나게 높은 게 아니다. 그럼 원래 금수저 출신이라 가진돈이 많은 것일까? 궁금해서 한번 물어본 적 있다. 자신은 월급이 들어오면 100% 200%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 말인 즉 대부분의 결제가 카드로 이루어 지기에 상당 부분 빚을 내고 있다는 의미였다. 지금 저축해 봐야 얼마 안 되는 수익에 목메기 싫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이 늙어지면 몸도 불편해 놀러도 못 갈 테고 그때쯤이면 화폐가치도 떨어지니 지금 있을 때 사용하는 편이 돈을 아끼는 것이란다. 워낙 생각이 확고해서 괜한 충고를 했다가는 어차피 싸움만 될 것 같아 더 이상 얘기는 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렇게 무책임할 수 있을까?
지금이야 대기업이란 우산 아래 경제적 어려움의 비를 잠시 피하고 있지만 결국 언제가 그 우산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왜 모를까?
신용카드는 미래에 대한 소득을 당겨 쓰는 일이다. 그는 현재 소득과 미래의 소득까지 고갈시키고 있다. 앞으로의 일들은 아무도 모른다. 언제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모름에도 이런 무책임한 소비를 한다는 것은 가장으로서 배임이 아닐 수 없다. 혹 그 친구가 운이 좋아 복권에라도 당첨된다 하더라도 그 손에 쥐어진 돈은 얼마못가 사라질 것이다.
나는 내가 가진 것의 1/4만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 옷을 살 때도, 음식을 고를 때도, 여행을 계획할 때도 마찬가지다. 좋은 제품을 골라 오래 사용한다. 내 수중의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도 많지 않고 혹여 그런 일이 있으면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누가 보면 그만한 자리에 그런 회사에 다니면서 왜 그렇게 사냐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 위치에서 이런 삶을 살 수 있는 원천이 바로 이런 생활습관에 있다고 생각한다.
허황된 것을 쫒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 미래는 언제나 바뀔 수 있지만 최악은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에게 준비할 시간이 아직 있지만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기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삶의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플레 뚜껑은 부자들도 핥는다. (0) | 2023.04.16 |
---|---|
나이를 먹으면 시간이 빨라지는 이유 (1) | 2023.04.15 |
1초도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인간 (0) | 2023.03.31 |
차선이 최선인 사람들 (0) | 2023.03.28 |
시간을 먹어도 아름답지 않은 것들 (0) | 2023.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