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0. 15:56ㆍ삶의 지혜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면 늘 회사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로 비용 절감입니다.
내부적인 비용을 절감하여 회사의 손익을 개선해 보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방법론이기도 합니다. 다른 회사에 있을 때에는 회사 사정이 어렵거나, 좋거나 관계없이 늘 하던 활동이기도 합니다.
이 회사에 왔을 때 사업부장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복사지 한 장, 종이컵 하나 아끼는 그런 절감 활동은 의미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거 절감할 시간에 영업 더해서 매출 올리면 되지요. 우리는 절감 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
맨 처음이 말을 들었을 때는 저분이 굉장한 자신감이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라고도 생각했습니다. 회사라는 게 언제 어떻게 해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는데 어떻게 그런 낙관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아마도 항상 캐시카우 아이템이 버텨주던 좋은 환경에서 사업을 하셔서 그런 듯 보였습니다. 이전 회사는 좋을 때도 위기이고, 안 좋을 때는 더 위기라고, 위기에 대해서 항상 가스라이팅을 당해서 그랬는지 항시 위기에 습관화되어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사업부장님의 말씀은 꽤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어찌 되었건 안타깝게도 이 회사도 같은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 벌써부터 쪼으기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비용 절감도 해본 회사가 잘합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듯이 말입니다.
비용 절감 무턱대고 하는 거 아닙니다.
절감 목표는 할 수 있는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을 구분해서 설정해 주어야 하는 게 기본입니다. 처음 비용 절감을 해보는 회사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것이 전체적인 계정을 리스트화 한 다음 비중에 따라서 절감률을 공통적으로 배부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잘못한 점은 실제로 계정마다 고정되어서 절감할 수 없는 계정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가령 법정 비용으로 지불해야 되는 금액은 절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모든 계정을 공통적인 비율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실제 계정별로 분석을 하여 비용성향의 것들에 절감을 집중하는 것이 맞습니다. 자칫 생산과 관련된 비용의 포커스가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비용 절감이 효과가 미미한 항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이컵을 줄인다던가 이면지를 사용한다던가 사무용품 중 개인별로 사용되는 그런 잡다한 물건들을 줄이는 일입니다. 실제 절감되는 금액은 미미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절감의 직접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효과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회사가 비상 경영 체제라는 것을 직원들에게도 알려주고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있습니다.
비용 절감은 회사 차원에서 더 막다른 곳으로 가지 않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 직원이 합심하여 움직여주지 않는 이상 그 기대는 크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무조건 할당 목표만 던져주고 맞춰라 하기보다 모두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분위기형성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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