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5. 11:31ㆍ생각하는 뉴스
중국의 고액연봉 제안에 흔들리는 한국 기술인재
누군가 당신에게 초봉 3억 8천만 원을 제안한다면 입사를 할 건가요?
누군가 당신에게 현재 받고 있는 연봉에 4배를 주겠다고 한다면 이직을 할 건가요?
의대정원확대 문제가 채 정리되지도 않은 지금 학원가는 의대진학을 위한 프로그램을 짜느라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기존에 재수, 삼수생은 물론 현 수험생과 심지어 대학재학생들도 새로운 기회를 노린다고 합니다. 마치 의학을 위해 사는 나라가 된 것 같습니다. 이런 의대의 인기 저변에는 고수입 직업이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환자를 위한 의사가 되겠다 생각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작금의 상황을 미루어 보면, 사실 그런 양심적인 지원자가 얼마나 될까 의심이 됩니다. 반면 물리, 수학, 화학등의 순수학문과 공학에 대한 지원자는 날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과학고를 나와도 외고를 나와도 자립형 사립고를 나와도 똑똑하다는 인재들이 모두 의대로 몰리는 현상을 누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할까 의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나라의 인재들이 점점 기술직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는데 과연 5년 10년 후에 한국이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몇 달전 중국의 대기업인 '화웨이'에서는 전 세계 천재 소년, 소녀들을 찾는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화웨이는 미국 트럼프 정부시절 제재대상에 올랐던 대기업으로 이로 인해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다가 얼마 전 다시 신제품을 출시하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제재들이 화웨이 스스로 기술 자생력을 갖게 한 사건이 되기도 했습니다.
얘기하고 싶은 건 이런 중국의 업체에서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을 발굴하고 모시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세계에서도 손꼽을 만큼 과학 기술에 진심이 나라입니다. 나라의 발전이 기술 수준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재들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남다릅니다.
또한 중국은 과거 한국의 80~90년 고속 성장을 하던 시기의 헝그리 정신에 대해서 알고 있습니다. 기술에 대한 헝그리 정신입니다. 정치 이념에 대한 리스크에 대해 중국정부는 기술의 우위가 파워를 만들고 이를 통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 어떤 방법이라도 취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인재들 역시 중국의 시야에 있습니다. 오히려 가장 쉽고 매력적인 자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국내에서 취급받는 대우는 형편이 없기에 국내에 기술인력들은 언제나 이런 유혹과 애국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이상의 심리적 저항선은 의미 없다.
국내 인력들이 찾은 건 미국이나 유럽 등의 글로벌 대기업으로 이직입니다. 더 좋은 월급과 업무환경에서 개인적으로 성장도 이룰 수 있는 방편이었습니다. 어쩌면 미국이나 서구는 이념적으로 같은 편에 있었기 때문이지 이런 장벽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중국기업으로 이직은 지금보다 훨씬 많았을 것입니다.
중국으로 가면 1~2년 내에 단물만 빼먹고 팽당한다더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돌았고, 아무리 그래도 우리 기술의 후발주자인 중국에 기술을 유출하는 것은 옳은 일이 못된다는 심리적 저항선이라는 게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천번을 고민해 봐도 이런 대우를 받으며, 알아주지도 않는 회사에서 능력을 소모하는 것은 절대 현명한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젊은 인력들이 그렇습니다. 아마도 MZ세대들의 생각은 더욱 확고하겠지요. 그런데도 정부와 기업은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인사팀은 사내갑질을 멈추지 않고, 정부는 기술발전을 위한 지원이 아니라 확보된 제원도 깍아버리고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투자라 이런 상황에서 인력들에게만 양보와 이해를 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과거 애국심이라는 것을 들이밀며 개인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방식은 더 이상 효과가 없습니다. 결국 중구회사이든 미국회사이든 회사에서 회사로의 이직이 될 뿐입니다. 물론 스스로의 역량 발전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자신이 판단해야 하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정부가 아니면 회사라도 나서야 한다.
정부차원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면 결국 10년에 회사 역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5년이면 바뀔 테니, 회사라도 나서서 구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얘기했던 화웨이처럼 그런 노력의 기사를 어째서 국내에서는 볼 수 없을까요?
물론 국내 대기업에서도 미국의 IVY리그등을 돌며 설명회를 열고 있습니다. 인재 확보를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해외의 인재 확보도 중요하지만 국내의 인력들이 안심하고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꾸미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회사내의 인재들을 관리하는 시스템부터 손을 봐야 합니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떤 대우를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말로 하는 공치사는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올릴 수 없다면, 효과적인 보상을 강구해야 합니다. 단순 일벌과 톱니로 전락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더 이상 회사에 남는 인재들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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