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5. 10:30ㆍ테크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화재에 대한 두려움
전기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충전속도나 1회 충전을 통한 주행거리, 충전인프라 등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화재 안전성을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사고로 인해서 차량이 전소되거나 최악의 상황 시 생명을 위협할 수 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올해 있었던 인천 청라 벤츠화재사고는 잠정적인 예비 EV 구매자들이 전기차대신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게 하는 결정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전기차 회사들과 배터리 제조사들 역시 이러한 고객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의 위험성에 대해서 불식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전기차의 배터리 화재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다방면으로 진행 중입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통해 사전에 위험여부를 감지하여 차단하기도 하고, 배터리의 충전량을 조율하기도 합니다. 정부에서는 배터리 충전량을 80% 이하로 유지한 EV만을 지하주차장 진입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다소 원론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매우 긍정적인 보도를 접했습니다. 드디어 배터리 자체로 화재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LG화학 배터리 열폭주 억제 기술
LG화학 CTO 산하 기반기술연구소의 연구팀은 배터리 열폭주를 억제하는 온도 반응성 '안전성 강화 기능층(Safety Reinforced Layer)'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배터리에 해당 기능층을 추가함으로써 배터리 열폭주를 사전에 막아 화재로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당연구는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배터리공학과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한 결과물로 세계 최상위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9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원리는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퓨즈'를 떠올리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배터리 내에 머리카락 100분의 1 수준의 1um 두께의 얇은 층을 삽입하여 열폭주 초기 단계에서 전기흐름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외부 충격이나 배터리 내부 수지상정(덴드라이트) 등으로 분리막이 파손될 경우 양극, 음극접촉에 의해 다량의 전자가 이동하고 이때 발생되는 주울열(joule)로 인해 1000 ℃ 가 넘는 고온의 열폭주가 일어납니다. 하지만 억제재를 포함시키게 되면 전지에 이상이 발생하여 온도가 90 ~ 130℃ 수준의 정상범위를 벗어나게 되고 이때 억제재가 온도에 반응하여 결합구조를 변경하고 전류의 흐름을 차단하게 됩니다.
이 억제재는 온도가 1℃ 상승할 때 전기저항이 5,000Ω(옴)씩 상승하는데 반응속도가 빠르고, 최대 저항은 정상온도보타 무려 1,000배에 달해 배터리 내부 급격한 온도상승 시 즉각적인 차단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온도가 내려가면 저항값이 다시 내려가는 가역성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바일용 LCO(리튬코발트산화물) 배터리를 못으로 관통하는 실험 시 일반 배터리의 경우 84%가 화재로 연결되었지만, 열폭주 억제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단 한 건도 화재 발생이 없었습니다.
전기차용 NMC(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의 경우 약 10Kg의 무게추를 떨어뜨리는 충격 시험 시 일반배터리는 모두 화재가 발생한 반면 열폭주 억제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30%에서 불꽃이 발생했지만 모두 수초 내 꺼졌습니다.
사실 이러한 억제재를 통한 제어방식은 과거 배터리에도 적용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어 적용이 어려웠습니다. 이번 LG화학의 연국결과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화재안전성을 한층 올릴 수 있는 것이어서 보다 의미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배터리 안전성 강화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앞으로 EV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차량을 구매하는 날이 더 빨리 다가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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